2022년 11월 4일 (금, 맑음) 코코 눈 치료 종료
코코 수술했던 눈이 아무 문제가 없는지 2주 후인 오늘 확인하러 가는 날이다.
안압이 5로 측정이 되었고 이제 안과는 아주 종료되었다.
눈 알을 빼내는 수술대신 주사기로 찔어넣는 수술을 한 것이었다.
결국 세상을 볼 수 없지만 안압으로 더 이상 눈이 아프지는 않아졌다.
4월부터 시작된 양쪽 눈의 안압과 녹내장으로 이런저런 약으로 처방을 바꿔가며 긴 시간을 코코나 내나 모두 힘들었다. 두 눈은 결국 다 수술로 마무리돼삤네.
2차 병원에서 7개월 동안 눈에만 총 220만 원이 들어갔네.
강아지 눈이 즉 검은 망막이 살짝 실켜 눈곱만큼이라도 흠집이 나게 되면
그곳을 치유 하려고 흰 눈동자에 많은 혈류가 왔다 갔다 하는 와중에 흰 눈동자는 빨갛게 실핏줄로 떡칠된다.
그때서야 우리는 흰 눈동자가 빨갛게 되어 눈에 띄니 병원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항생제, 약, 안약, 연고, 주사 등 각자 다른 처방들이 나오던데 병원 4곳이 모두 딱 3주 걸리며 딱 30만 원 전후로 늘 같더라.
2022년 11월 5일 (토, 맑음) 범어사_사배고개
낮 온도 17도
눈이 멀어져서 그렇기도 하고 심장이 힘들기도 하고 약을 먹고 있는데도 늘 밤새 기침을 한다.
이번 달에 내과에 가보기로 되어 있다.
어차피 걷지 않을 거 오늘 집에서 쉬고 나도 신나게 등산 한 번 해보자.
혹시 낌새 느낄까 봐 큰 방에 슬쩍 들놔놓고 이래 저래 준비하며 현관문을 나서려는데 낌새 알아차렸다.
함께 하고 싶다고 슬금슬금 조심조심 이곳저곳 부닥치며 꼬리를 흔들며 나온다.
다시 큰방에 들놔놓고 현관문을 나섰고 혹시나 해서 열어 보니 뒤뚱뒤뚱 부닥치며 나오네.
그래 함께 하자. 우리 코코가 얼마나 자연을 좋아했노?
계획이 달라졌고 그냥 오늘도 처음부터 안고 간다.
저러는 코코 두고서 내 혼자서 휙 어디 가을 정취 갈 수 있겠나?
나간다 하더라도 내내 마음이 뒤숭숭 할거잖아.
그런데 안겨서 목이 축 늘어져 땅 쪽으로 머리가 쳐져있는 모습에 오고 가는 사람들이 늘 쳐다보는 것이 언제나 부담이다.
오늘 코코 안고 맑은 가을 햇살 받으며 함께 다녀서 기분 좋다.
코코야 로또라도 되면 우리 한 번 떠나보자. 차마고도, 마추픽추, 그랜드캐년, 인디언 고장으로 우리 코코 안고서 못 갈 곳이 어디 있겠노?
2022년 11월 10일 (목, 맑음) 범어사로 한 바퀴
멋진 가을 날씨다.
코코 안고 한 바퀴 돈다.
채송이가 떠올랐다. 벌이도 힘들고 빚투로 힘들고.
나에게 더 부담이 될까 봐 그렇게 일찍 떠났나? 그것도 금연 선물을 주고서.
예쁜 얼굴로 천사가 깡충깡충 뛰는 모습이 아른거리고 결국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오늘은 너무 보고 싶다.
2022년 11월 12일 (토, 맑음) 천성산_용주사
낮 온도 21도, 멋진 가을이다.
그동안 가물었는데 한밤중에 짧게 내리겠지만 제법 내릴 거라네.
어매 오늘 생일이다. 마침 토요일이라 왕창 모이겠군.
천성산은 고향으로 가는 쪽에 있어서 코코와 채송이 우리들이 늘 갔던 그 길로 돌고 고향으로 갔다.
녀석, 총 100m 정도 걸었나? 오늘은 평소보다 쪼매 더 팔이 아프고 힘드네.
2022년 11월 13일 (일, 맑음) 금정산 오르다가
낮 온도 22도
어제 한밤 중에 비가 제법 내렸고 그래서 더 쨍쨍한 가을 날씨다.
오른손에 코코를 안고 왼손은 카메라다.
칡이 나무를 감싸서 나무가 죽어갈 때면 언제나 가위를 꺼내 자른다.
위치가 괜찮으면 왼손에 카메라와 코코가 함께 안기게 되고 오른손으로 가방 옆에 가위를 꺼내 자르고,
위치가 마땅찮으면 카메라는 땅에 놓고 코코도 땅에 놓고 들어가서 굵은 줄기를 자른다.
이 행위들이 참 성가시다.
최근에 나무 관련 시험이 있었다.
회양목도 아직 모르지만 꽝꽝은 흰 정사각형 꽃이고 회양목 이파리와 비슷하다. 이렇게만 주절주절 기억했다.
늘 봐 오며 익숙한 나무였네. 오늘 처음 찍어서 확인하였고 처음으로 이름 불러본다. 꽝꽝아.
범어사 은행나무, 딱 600년. 고려시대잖아.
밑에 줄기에 치료를 하여 마치 시멘트 같은 것이 주가 되어 있다.
나는 이런 나무 의사가 꼭 되고 싶다.
자격증이 안 되면 밑에 쫄다구라도 하고 싶은데 산림기사가 순서란다.
그래서 산림기사를 곧바로 시작하련다
2022년 11월 19일 (토, 구름) 천성산_미타암 - 원적봉 - 천성산 2봉
낮 온도 18도
산자락에 위치한 집 근처에 울긋불긋 은행잎도 노랗게 형형색색 멋진 가을이다.
오늘은 천성산으로 가서 마지막 가을 정취 느끼려 간다.
집에서 코코 옷 입히며 목줄 하면서 중얼댔다.
코코야 어릴 적 그렇게 나가고 싶어했는데 10년 가둬놓고 사육했었네. 채송이도 그러했고,
그래서 언제부터 매일 밖에 쉬하러 3번씩 나가고 있고 언제나 함께 산으로 들로 가고 있잖아.
예쁜 누나나 만났으면 어릴 적부터 예쁘게 사랑받으며 늘 산책 나갔을 텐데
그 세월을 코코 네가 죽기 전까지 셈셈 시키련다.
일단 코코 때문에 차로 제일 위로 갔는데 그곳부터 미타암까지 산비탈을 확 깎아 시멘트 도로를 만들어놨네.
급경사인데 그것을 가능하도록 도로로 만들었삤네. 머리 좋네.
태양은 구름에 갇혔고 그래서 따뜻하지도 않고 일단 단풍은 커녕 모든 낙엽이 다 저버렸다.
와 그렇게 차이 날 수가 있나? 금정산은 아직 단풍인데 근처에 있는 산이면서.
9부 능선에서 해가 살짝 한 2~3분 비치는 데 저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여기는 따뜻하네 하더라.
그 만큼 추웠다.
오늘 코코가 뒷다리를 저는 것 처음 본다. 탈골은 없는데. 뭐지?
눈이 멀어서? 심장병 약 먹는다고? 그래서 안 걷나 생각했는데 다리까지 보태져 그랬었나?
내리막길 시멘트 임도길도 억지로 쪼매 걷는다. 오늘도 전부 안고 등산을 했네.
코코 안고 다다르니 왠 여인이 오 시츄 하며 반갑게 부른다.
인도네시아 여인이 일행과 여기 왔었네. 자기도 시츄 기른다며 폰으로 보여주더라.
사진 찍어 주께 하더라. 나는 됐다 하고선 가다가 코코 안고 찍은 사진이 그리 없다.
그래서 돌아와서 찍어달라 해서 코코와 참 오랜만에 찍었다.
2022년 11월 20일 (일, 흐림) 뒷산 둘레길
낮 온도 18도
코코는 오늘도 다리를 절뚝거린다.
코코 밥 주려고 호주산 소고기를 굽는데 냄새가 났는지 그새 일어나 움직인다.
이쪽 부엌으로 온다는 것이 저렇게 오른쪽으로 늘 가더라.
2022년 11월 21일 (월, 맑음) 죽어가는 길고양이 새끼와 또 인연을
낮 온도 18도
늦가을에 화창하니 참 멋진 가을 날씨다. 코코와 정오에 산책길 돈다.
저 멀리서 오고 가는 사람들이 쳐다보며 웅성거리며 지나간다.
길냥이 새끼가 길 옆에 보란 듯이 누워서 힘겹게 숨을 쉬고 있다.
눈에는 고름이 가득하고 파리 한 마리가 날고 있다. 파리가 옆에 있다면 이거 죽어가는 거 아냐?
다급하게 코코를 집에 들놔놓고 다시 오니 한 이삼 분 지났겠지.
웅크린 채 숨도 쉬지 않은 듯 보였다.
아~ 그새 죽었나 하며 병원으로 냅다 안고 뛰었다.
병원 가는 도중에 오줌을 싸고 곧 물똥을 사네. 그리고 토하네. 먹은 것이 사료다.
물똥에 옷이며 손에 들고 있던 마스크까지 물똥에 떡칠되었삤다.
마스크를 휴지로 닦긴 했지만 병원 들어서며 쓰는데 흰 마스크에 누렇게 변해버렸고 똥냄새가.
몸무게는 420g이었고 고름은 닦아 내었고 오면서 물똥을 샀다고 내 옷을 보여주니 눈 보다 장염이 더 문제일 수도 있겠다 했고 (똥 검사를 해야 맞겠지만 형편에 다 검사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감기로 코가 막혀있고.
약 처방과 안약 처방을 받았고 사흘 후에 보잔다.
주황색 안약은 항생제로 3번, 푸른색 안약은 6번 넣으라네.
그러면 4시간씩이 된다. 알람 맞춰 자다가 넣어야 되고 그것도 한 개 넣으면 최소 5분 이후에 기다리다 다른 약 넣어야 되고
지난 반년 동안 코코 눈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데 이번에는 아주 더하네.
병원에 다급하게 가면서 셀카를 이것 딱 1장 남겼네.
처음 발견 당시 쪼맨한 것이 길 옆에 힘겹게 숨 쉬고 있고 파리는 날고 있었다.
찍었으면 기록이라도 되겠지만 단 1초라도 다급했다.
추울까봐 채송이 옷으로 덮어줬다.
2022년 11월 26일 (토, 맑음) 집 둘레길
낮 온도 17도, 포근하다.
오늘은 코코가 제법 걸었다. 왠일이고? 그냥 뻗어 잔다.
2022년 11월 27일 (일, 맑음) 윤산 한 바퀴
닞 온도 17도. 포근하다.
돌아가는 길에 술과 술안주 좀 사려했더니만 동래 메가마트와 금정 이마트가 휴무날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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