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3일 (토, 흐림) 집 둘레길
낮 온도 7도
밤에 비가 올 거라며 흐리다. 그래서 바람도 없고 춥지 않고 포근했다.
오늘은 코코가 한 500m 걸었겠다. 그것도 돌아오는 집 근처에서
작년까지만 해도 논스톱 5시간 정도 등산이면 단 1초도 쉬지 않던 우리 코코였는데 지구상에 이런 강아지가 있긴 있나?
이제는 두 눈이 공식적으로 안 보이기도 하고 심장도 약해서 걷질 않는다.
눈이 보였을 때는 지칠 줄 모르는 무식한 코코였고 이제 눈이 멀어 늘 안고 다니는 내가 무식한 코코 돼삤네.
뭐 6kg 코코를 하루 종일 안고 등산해도 전혀 힘든 것이 없는데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코코와 채송이 찍으려 카메라맨들의 로망인 국내에서 가장 비싼 카메를 샀었는데.
2022년 12월 4일 (일, 흐림) 마안산
낮 온도 10도.
지도가 오작동 나버렸네. 얼마만큼 돌았는지 모르겠네.
추억 찾으러 마안산으로 갔다.
태어날 때부터 10년 코코는 채송이와 함께 이곳 구석구석을 누볏었다.
얼마 걷지도 않았으면서 집에서 녹초가 되었삤네.
2022년 12월 10일 (토, 흐림) 집 둘레길
낮 온도 13도. 바람 한점 없이 포근하다. 하지만 흐려 어두우니 마음도 칙칙하다.
오늘 어느 예쁜 천사님이 와서 길냥이 새끼를 입양해 가셨다.
집에 데려온 지 길냥이가 오늘 딱 20일째다.
정을 붙이면 녀석이나 나나 헤어질 때 좋을 리가 없어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약과 치료만 하였었다.
조용했던 집에 녀석이 그동안 천진난만하게 뛰놀며 공놀이 사냥 놀이하며 누비고 다녔다.
배웅하고 와서 흔적을 치우는데 갑자기 우울해졌다.
적막이 흐르고 천방지축 뛰놀던 모습들이 아른거리니 채송이가 떠나갔을 때 느낌이다. 강도가 약할 뿐.
녀석 살려달라 내 품으로 다가왔고 입양 글 안 올라오면 모레 월요일이나 화요일쯤 보호센터로 연락해서 보낼 참이었다.
어느 천사님과 영원한 인연이 되니 녀석 두 번씩이나 살아났네.
천사님 집에 늘 복을 불러들이며 건강하게 행복하게 잘 살거라.
2022년 12월 17일 (토, 구름) 노포 하천
낮 온도 4도
태양이 먹구름에 가려 있으니까 참 어둡네.
하천이라 바람도 세고 손가락이 시리다. 오래 있고 싶은 생각이 없다.
한 바퀴가 딱 4.5km네.
2022년 12월 18일 (일, 맑음) 약수터까지
이런 부산 낮 온도가 영하다. 영하 1도.
일단 맑으니까 어제보다 한결 기분이 낫다.
손가락과 귀가 시려 아픈지가 내 추위 기준이다.
그러니까 오늘은 춥지 않단 뜻이 된다. 하지만 평온한 기분은 아니네.
2022년 12월 24일 (토, 맑음) 집_둘레
낮 온도 2도
바람 한 점 없고 따뜻하다.
쭉 돌고서 코코 미용하고
2022년 12월 25일 (일, 맑음) 윤산 한 바퀴
오늘 크리스마스였네. 일요일이라 생각도 못했네.
코코 안고 돌면서 코코에게 채송이와 우리가 늘 왔던 곳이잖아 하며 중얼거리는데 채송이가 문득 떠올랐다.
오늘 크리스마스였고 채송이가 어느 해 크리스마스날 나에게로 왔었다가 그러고선 크리스마스 즈음에 내 곁을 떠나갔네 하며 중얼거리는데
갑자기 울컥해지고 올해 초 이별의 순간이 스쳐 지나가고 목이 매이고 눈물이.
2022년 12월 31일 (토, 맑음) 금정산_계명봉
낮 온도 5도.
따뜻하다. 바람이 부니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이다. 한겨울에 날씨 한 번 좋다.
가다가 땀나서 아예 겉옷 벗어 젖히고 안에 입은 얇은 가을 티로 간다.
범어사를 통과하는 중에 따뜻하고 양지바른 서쪽 햇살 받는 계명암 팻말이 눈에 들어온다.
먼 옛날 딱 한 번 가본 것이 다다.
그래. 햇살 받으며 계명암을 통과해서 계명봉을 가보자.
계명봉은 큰 산도 아닌 것이 쪼맨한 산이면서 가팔라 혼자서도 가고 싶지 않은 곳인데 5.6kg 코코 안고 오른다.
그러고 보니 오늘 비로소 코코가 금정산 7개 봉을 다 완료하였네.
딴 곳은 늘 갔었지만 이곳 계명봉만 그동안 빠졌었군.
금정산은 장군봉, 갑오봉, 고당봉, 계명봉, 원효봉, 파리봉, 쌍계봉으로 7개다.
오늘 20222년 마지막 날이다.
새해 첫날부터 모든 것이 참으로 힘들었다. 한 해 숨만 쉬고 살았다.
내년에는 좋은 날이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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