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5일 (토, 맑음) 밀봉암과 둘레길
5월 5일 어린이날이다.
고속도로 올리니까 미세먼지로 제법 뿌옇다.
그리고 영남알프스 둘레길 돈다.
녀석들과 나들이도 가야 하고 곧 어버이날도 다가오니 어매도 보려고 이곳을 잡았다.
몇 달 전에 친구가 밀봉암에서 임도가 있어 차로 넘어가니 우리 고향집 비슷한 곳이 나오던데 하며 전화가 왔었다.
일단 잘 모르겠고 나도 그대로 따라 한다.
밀봉암에서 임도를 쭉 따라가면 지곡저수지 위로 가다가 임도가 종료된다. 편도 1.75km
그래서 돌아나온 것이고
돌아 나오면서 중간에서 예전에 입구로 올라갔던 기억이 나서 내려가봤다. 대략 편도 1km
역시 둘레길이 아예 임도로 확 바꿔놨더구나.
오늘은 쉬엄쉬엄 한 5.5km.
그리고 밀봉암은 어릴 적에 그 밑에 마을 양등리에서 살아서 몇 번 가 봤는데 참 고요하고 아담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오늘은 고요한 영남알프스 숲 속에 산새 소리에다 인적이 없는 곳이라 참 좋았다.
몇 년 전에 둘레길 입구에서 쭉 가본다고 가다가 밀봉암 가기 전에 끊겨버려서 밑에 마을인 턱걸이란 동네로 내려갔었다.
이때는 둘레길이긴 했는데 인적이 드물어 풀이 너무 나 있어 걷기가 불편했었다.
이제 임도로 확 개발해서 아예 밀봉암을 연결시켜 버렸구나.
밀봉암
와~ 역사가 깊네.
이 아무도 모를 꼴짜기에다 암자를 지었는데 그게 신라 현덕왕때 지어다는 것 오늘 처음 알았다.
천년 전에 이런 산골짝에 길이나 있었나?
고작 몇 십년 전만 해도 여기 밑에 양등 마을에서 나는 어릴 때 호롱불에 살았었는데.
와 ~ 나무아미타불이다.
2018년 5월 6일 (일, 비) 분갈이
오늘 녀석들과 나들이는 헛방이다.
새벽부터 오늘 하루 종일 이어 내일 낮까지 비가 내린단다. 많이 내리다가 오후에 주춤한다.
등산은 한 바퀴 휙 돌 수는 있겠지만 비가 오니 늘 벼루던 화분 갈이로 두구동 화훼 단지까지 갔다.
큰 화분 2개와 분갈이 흙인 용토 큰 것 3포대 샀다가 부족할 것 같아 노포동에서 큰 것 2포대 더 샀다.
그리고 오늘 월요일은 어린이날 대체 공휴일이다.
천냥 마트에서 아레카야자를 2천 원짜리 2개와 2천5백 원짜리 3개를 사서 어제 이어 오늘 화분 더 만들었다.
원래 있던 화분은 흙을 다 걷어내고 새로운 화분은 화분대로 모든 화분을 밑바닥까지 용토로 다 채웠다.
무거우니 밑에 스티로폼을 엄청 깔아라고 해서 그렇게 해 오다가 이제부터는 하지 않으련다.
무거운 것은 다음에 고민하고 일단 뿌리는 섭리대로 뻗어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야 할 곳이 없어 지거끼리 칭칭 감아 도는 최소한의 학대는 안 하고 싶다.
그 갸날픈 뿌리도 밑에 깔아 놓은 스티로폼을 뚫고 지나갔더라. 와~
두 번째 이유는 좋은 흙을 가득 넣어 자기들은 쭉쭉 커 나갈 테고 나도 편안히 당분간 잊어버리고 싶다.
누가 있으면 한 명은 잡고 한 명은 포대채로 확 부어버리면 단번에 끝날 것을
한 손은 잡고서 다른 한 손은 흙을 퍼 담고 장구치고 북 치며 한나절이고
장난감 같은 모종삽으로 흙을 골백번 퍼 담으며 그것도 화분을 몇 개씩이나..
센터는 맞는 건지 잘못되면 황 되는 것이고...
살짝 슬프기도 했지만 하염없더라도 혼자서 할 수 있었으니 참 다행이었다.
오늘 기록을 남겼다. 훗날 뭐 우째 돌아갔는지 알기나 하겠지.
한밤중인데도 사진 잘 ~ 나온다.
두구동 화훼단지에서 산 화분과 아레카야자
아레카야자가 크기 따라 여러 가격 있던데 그중에 1만5천 원짜리 한 개 샀고 화분 1만 원.
아레카야자
어제 분갈이 다음 날인 오늘 동래 시장에서 천냥 마트에서 2천5백 원씩 3그루.
화훼단지보다 더 크고 더 싸네.
아레카야자
어제 분갈이 다음 날인 오늘 동래 시장에서 천냥 마트에서 2천 원짜리로 2그루.
시들어 가며 한 그루가 자라고 있었는데 그 크기에 맞는 2그루 사서 보태며 3묶음처럼 했다.
같은 집에서 파는데 위에 것과 5백 원 차이가 그 크기가 제법 다르네.
행운목
이 행운목이 전에부터 오늘까지 모든 것을 움직인 오늘의 핵심이다.
사진 옆에 보이는 흰 긴 화분에 넣었어도 이 녀석이 화분보다 더 크니까 화분은 상대적으로 조그맣게 보이며 모양새가 참 보기 싫었다.
그러면 더 큰 화분으로 옮겨야 되잖어.
그동안 안에 스티로폼 넣었는데도 불구하고 물 주려고 욕실로 들고 들어가면 무거웠는데 흙을 다 채워 넣으면 두 명이라도 들 수 있으려나?
그리고 저 큰 행운목을 한 손으로 들고 한 손으로 과연 흙을 채워 넣을 수 있을까?
이것이 참으로 늘 고민이었었다.
사무실 맞은 편 삼겹살집이 폐업하여 가게 앞 길에다 놔 둔 화분이 있더라.
흙이 가득 있으니 담배꽁초 재털이가 되어 수북히 몇 달 쌓여 있었다.
얼마나 무거웠는지 조금도 꼼짝 안 하더라. 모종 삽으로 흙을 반을 퍼내고서도 들기 힘들었다.
그렇다면 내가 옮겨 심으며 흙을 가득 넣어 감당할 수 있으려나?
행운목 이 녀석 크기에 반드시 이 크기의 화분이어야 한다. 아~
일단 이번 모든 화분은 흙을 가득 넣기로 작정했었으니 그다음 뭐 우째 되겠지.
일단 롤러 달린 받침대를 샀고 욕실 앞까지 끌고 가서 들수 있다면 약간만 움직여 욕실 안으로 넣을 수 있으면 다행일 테고 안 들리면 그건 그때부터 고민하면 되고 일단 용토를 바닥까지 완전히 채워 넣었다.
야호 ~ 일단 들렸다. 욕실에서 실컷 물 줄 수 있었다.
제법 큰 화분들에 대해서 문득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기네.
화분 위쪽에 고리처럼 손잡이가 있는데 흙 가득 채워 몸체가 무거워지면 딱 떨어지지 않나?
흙으로 구운 도자기가 아닌가? 더 큰 걱정은 바닥 두께가 너무나도 얇다.
큰 몸체에 비하면 그냥 포옴으로 밑바닥 붙여 놓은 것 같다.
철저히 계산 되어진 건물처럼 철근과 콘크리트를 넣은 것도 아니고 가득 채운 흙에 물기 젖으면 하중을 못 견뎌 딱 떨어지지 않나?
만약 그렇게 되면 들고 가다가 뚝 떨어지며 발이나 발가락 쪽이 작살날 텐데...
대략 한 5,6년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쪼맨할 때 사 왔는데 어떻게 저렇게 내 키만큼 자랐는지..
곧 천장에 닿겠다.
어릴 적 찍은 사진이 없네.
행운목
사무실에서 선물 들어온 새끼 행운목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두 가지가 뻗어 올라와 있더라.
윗 행운목처럼 훗날 감당 안 될 것 같아 애초부터 한 가지를 잘라내었다.
잘라 낸 싱싱한 줄기가 자기도 생명인데 버릴 수는 없었고 인터넷 검색따라 집에 와서 물속에 1~2주 담가 두니 뿌리가 많이 나왔고
그것을 쪼맨한 화분에 심었다가 오늘 중간 화분으로 옮긴 것이 이것이다.
이 녀석도 올 봄에 쭉쭉 올라가겠네. 뿌리도 제법 더 길었더라.
그렇게 또 한 생명이 시작되나 보다.
꽃기린
길 가다가 일이천 원짜리 쪼맨한 것 사 왔는데 저렇게 많이 자랐다.
아마 한 오륙 년쯤 되지 않는지 모르겠다.
녀석이 오늘 이 큰 화분에 오기까지 그동안 대충 서너 번 화분이 바뀌었지 싶다.
2018년 5월 19일 (토, 맑음) 윤산
비가 흩날리기도 하고 이틀 동안 흐리며 그렇게 간간히 비를 뿌렸다.
그런데다 오늘 바람이 무척 강하게 부니 오랜만에 평소보다 조금 더 맑다.
하지만 그만큼 맑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늦은 오후에 어느새 뿌연 미세먼지가 많이 점령해오고 있다.
오후 3시 정각 출발 - 저녁 7시 40분 도착.
논스톱 4시간 40분
두 녀석은 그날 지들이 아무리 돌아다녀도 집에 들어가기 전에 집 근처로 마실을 한 시간 돌아다녀야 직성이 풀린다.
코코야 내일도 산에 가야지. 그러니 들어가자 하니까 곧바로 알아듣는다.
오 정말 기특하고 똑똑한 녀석. 그 어느 누가 머리 나쁜 견종 목록에 시츄를 넣었나?
에또 혼술 한 잔 해야 하니 이따 시장에 족발 사러 나갔다.
녀석들 주려 그 옆 집에 가서 오랜만에 돼지 껍데기를 사서 삶아 준다.
이 집은 나름대로 정교하게 잘라낸 돼지 껍데기를 판다.
그냥 줘도 될 정도로 깔끔한데도 이왕이면 조금이라도 하얀 부분은 아예 없애고 주고 싶어서 찬물에 헹군 후 30cm 자처럼 잘라서 도마에 올려 식칼을 세워서 칼을 쭉 앞으로 밀든지 껍데기를 댕기든지 하면 하얀 부분은 깔끔히 사라진다.
아주 옛날에 골똘히 생각하다 우연히 해결된 것인데 나 만의 노하우리라.
그리고 그게 뭔 국수냐? 한 번쯤 씹고 먹어라.
하긴 질겨서 씹는다고 딱딱 끊어지지도 않겠지. 아무렴.
다음 날 일요일 저녁에 추가 내용이다.
어젯밤에 채송이가 사건 하나 만들었다.
어제 돼지 껍데기 삶아서 주는데 긁어낸 비계가 딱 한 그릇 양이었다.
그것을 휴지로도 닦고 비닐에 몽땅 담아서 쓰레기통에 넣었다가 부패하느니 내일 햇빛 내리쬐는 베란다에 조금이라도 마르라고 다시 꺼내서 비닐 풀어 살짝 놔두었다.
한 참 후에 채송이가 거실에 등장하며 내 눈치 보며 벽 쪽에 붙어 살금살금 화장실로 걸어간다.
순간 아 이거 분명 뭔 일 냈구나 싶었다. 아니지, 내가 큰 일을 냈다며 아예 표시를 하네. ㅎ
아~ 그 비계 기름을 싹 다 처먹다. 비닐이 텅 비었다.
같이 안에 섞여 있던 휴지도 거실로 들고 들어와서 휴지에 붙은 것까지 끝까지 핥아 먹었군.
휴지는 그래도 안 처먹었네. 배는 엄청 볼록하다.
아~ 정말
2018년 5월 20일 (일, 대체로 맑음) 백운산 ~ 기장 임도
임기 마을 - 지장암 - 임기 저수지 - 용화사 - 임도 합류 - 소산 마을 - 생태 숲길 - 곰내재 - 임도 - 매곡 마을 (폴리텍 동부 캠퍼스)
12사 반 출발 ~ 5시 20분 도착,
논스톱 4시간 50분, 대략 18km쯤 되지 싶다.
많이 걸어야 하니 코코만 데리고 나선다.
오월 하고도 한참 지나고 있는데 뭔 일 이래? 어제도 바람이 강하게 불더니만 오늘은 잠시도 쉬지 않고 내내 강풍이다. 태풍 전야의 그 위력쯤 되겠네,
늦은 오후에는 흐려지는 데다 강풍이니 이런 샛날 분위기는 딱 싫다.
1. 전에 임기 저수지에서 왼쪽으로 간다고 끊겨서 그 윗쪽이 궁금해져 간다.
2. 아무 생각없이 기장 임도로 목표는 잡혀 있었는데 적당한 곳에서 종료하겠지.
곰내재 생태 터널이 갈림길인데 대충 4시간 쯤 지난데다 직진하여 기장까지 갈 수도 없다. 그래서 여기서 종료하여야 했고 도로따라 좌우로 가기엔 도로 옆에 걸어갈 공간이 시원찮아 걸어갈 수 없겠다.
오호, 왼쪽 편이 정관이니 임도따라 진행하며 적당히 걷다 보면 길이 나오리라.
3. 1km쯤 가니 역시 매곡 마을이라는 이정표가 나오니 그곳으로 일단 내려간다.
중간에 두 갈래 길이 나오면서 일단 우측으로 꺾었다. 이름도 긴 정확히 '한국 폴리텍 대학 동부 캠퍼스' 안에 떨어진다.
뒤에 버스 타고 가면서 보니 앞서 왼쪽 길로 내려오면 '매곡 마을'이 되군.
4. 한두 달 전에 폴리텍 동부캠퍼스에 최고 학장으로 취임했다는 동문 소식이 있었다.
그 대학이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는데 그곳이 여기였구나. 그 참 우연이네.
내려오면서 정문에 소식란이 보여 언뜻 보니 사진이 있어 보이더라. 교수진과 연구진 등 단체 사진에서 첫 줄 중앙에 앉아서 오~
같이 공부하던 시절에서 이제 누구는 저 위치에서, 누구는 강아지하고 보내고.. 그 참 비교되네.
2018년 5월 26일 (토, 맑음) 마안산
광장에 있다가 언뜻 생각이 났다.
이때 피는지도 모르겠고 천천히 훓어보는데 전체 통틀어 광장 계단에 딱 한송 밖에 없다.
녀석 조만간에 밟혀 죽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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