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1일 (일, 희미한 태양) 영남 알프스, 재약산
11시 10분 출발 ~ 4시 40분 도착.
논스톱 5시간 30분
주암 마을에 넓은 공터에 주차를 딱 하니 왠 멋쟁이 아줌씨가 다가온다.
강아지가 날씬하네요 하며 곧바로 시츄를 말티즈냐며 묻는다. 엥?
그리고선 곧바로 주차료가 3천 원이란다. 엥? 한적한 산골 마을에 웬 주차료?
대충 기억에 승용차만 한 대여섯 대 있었던 것 같다.
하여튼 한적한 시골 마을에 주차료 처음 겪어본다.
재약산을 왼쪽에 계곡을 끼고 하염없이 갔던 기억이 나는데 계곡도 아니고 매끈한 길도 아니고 갈수록 길이 없는 듯한 비탈길을 오른다.
한참을 오르다가 이게 아닌데 아닌데 하며..
방법은 딱 한 가지, 되돌아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아~
이제부터 시작인데 코코는 낙엽과 돌과 비탈길에 1시간 고생하고서 휘청한다. 아~
나는 띨빵하게 왼쪽에 계곡을 끼고 간 기억만 가지고 쭉 하염없이 내려갔으니 그곳이 용주사다.
재약산과 천황산 팻말 이정표가 보인다. 아~ 실컷 내려왔으니 더더욱 힘들어졌다.
그리고 코코 체력이 회복되었는지 일단 괜찮아 보인다. 아니어도 올라가려 시도 했겠지.
9부 능선 올라가고서야 비로소 예전에 이 길로 내려왔던 코스임을 알았다.
가파른 이쪽 길을 거꾸로 올라갔으니 힘들 수밖에.
결국 시간과 서로 체력을 고려하여 조금만 가면 되는 재약산 수미봉은 가지 못했다.
원래 같으면 실컷 갔다 오고도 남을 시간이었을텐데.
코코야 오늘 참 고생했다.
그리고 근처 고향에 들러 어매 쑥국, 정구지 무침, 취나물 무침도 챙겨 오고..
이번 주 내내 서울 낮 기온 20도를 비롯해 전국이 따뜻했고 꽃샘추위도 없었다.
나는 여름 등산 바지요, 코코도 옷을 걸치지 않은 맨 몸이다.
그런데 헐~ 계곡 몇 군데에 얼음이 그대로 있다.
영남 알프스의 자존심이리라.
2018년 4월 7일 (토, 구름 많음) 마안산
벚꽃이 떨어져서 벚꽃 양탄자가 만들어졌다.
2018년 4월 8일 (일, 맑음) 금정산 둘레길
갑작스레 어제와 오늘 꽃샘추위로 전국이 난리다.
저 위쪽 동네와 비교할 바도 아니고 하여튼 낮에 걷다 보니 더워서 미칠 지경이다. 아니 아예 중간 옷 벗어 배낭에 넣고 속옷에 얇은 바람막이만 입고 걸어간다.
3월 초에 코코와 돌다가 우연히 이 팻말을 보았었다. 그래서 오늘 코코와 돈다.
내내 거니는 동안 봄 향기 실컷 만끽한다. 뿅~ 멋진 하루다. 땅이며 나무며 온 세상이 꽃이며 새싹들이 파릇파릇
이정표가 일단 두 군데 문제가 있었다.
첫째는 금륜사에 직진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오르락내리락 찾아봐도 없는 데다 절에서 허접한 나무 팻말로 차도로 내려가도록 표시되어 있다.
지도처럼 차도로 5분 내려가니 이정표와 함께 연결 임도가 나왔다.
둘째는 법천사 갈림길 이정표 통과하고 그 다음이 문제였는데 갈림길이 하나 있긴 했는데 깔끔하게 없든지,
어정쩡하게 낚시 팻말이 되어 양산 금산 아파트로 내려와 졌다.
덕분에 양산천 옆으로 시원하게 거닐긴 하였다.
언제 완전하게 돌아봐야겠다.
범어사 - 금륜사 - 절매(질매) 쉼터 - 법천사 갈림길 - 양산 금산 아파트 - 양산천 - 호포역
논스톱 약 5시간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 홀로 집에 있던 채송이 데리고 2시간 20분 마실 나간다.
내 발이 가볍지 않은데 하물며 코코는 오죽할까.
코코는 현관문에 두고 채송이만 데리고 나서니 우렁찬 목소리에 건물이 떠나간다.
두세 번 시루다가 결국 데리고 나선다.
수수꽃다리인데
다른 말로 미스김라일락이라 부르지 아마.
2018년 4월 15일 (일, 희미한 태양) 영남 알프스, 천황산 가는 길
배내 고개 - 샘물 상회 - 배내 고개
12시 출발 ~ 4시 30분 도착
논스톱 4시간 30분 (중간에 휴식 5분, 간식과 물)
어제 토요일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내일 월요일은 세월호 참사 4년째 되는 날이다.
2년 전에 4월 16일 당일 날, 구조는 커녕 조사조차 방해 공작 일삼는 세월호 참사에 하늘도 울었다고 썼던 기억이 나는 것 같다.
갑자기 변덕스런 날씨로 비와 함께 돌풍 불며 간판 떨어져 나가고 어쩌고 저쩌고.. 맞을꺼야.
박근혜 정권 아래 국정 농단이 절정을 치달아 갈 때였으니까.
어제 비가 와서 나들이 못해서 오늘은 채송이도 함께 한다.
시내에선 잘 몰랐지만 고속도로 올리는 데 오우 황사+미세먼지가 장난이 아니네. 거의 안개 낀 날 드라이브 같군.
어제 비가 하루 종일 내려서 오늘 무척 깨끗하고 싱그러운 봄날 정취를 만끽할 줄 알았는데
역시나 돌아와서 뉴스 보니 중국발 황사로 부산, 경남이 난리 났네.
내가 태어나서 가장 심한 날로 오늘 기억될꺼야.
근처 고향에 들러 어매 보고 마당에 파 다듬 길래 같이 다듬으며 이런 저런 얘기 나눈다.
내가 온다고 이따 파전 해줄 그거란다.
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돌내이 물김치 한통 가득 담아 놨단다.
언제나 모험심이 강한 코코는 지 마음대로 온갖 곳을 도는데
함께 하면서 살짝 쉴 때면 채송이는 언제나 코코 오빠 곁에 가서 함께 쉬더라.
덥지도 않은데 코코, 영남 알프스 정기에 벌써 취했니?
얼씨구, 채송이는 코코 뒤에서 뒹굴고 난리다. ^^
그래, 모두 신났다. 영남 알프스 정기 실컷 만끽하고 가자.
황사가 장난 아니다. 앞에 산이 희미하다.
이 첩첩산중 영남 알프스에도 황사+미세먼지는 비켜갈 수 없네.
넓은 면적의 일부 사진인데 나무를 전부 잘라 내었더라.
대 자연의 파괴? 순간 나는 아~ 이거 이명박의 4대강 삽질이 오버랩 된다.
또, 지난 십 수년 예산 쓰고 따 내야 하니 길거리에 멀쩡한 보도블록 파헤치고 또 깔고 하듯이,
양산시가 관할하네.
제비꽃 분류가 50종류가 되어 있다.
그 학문 분류가 짜증나서 한 가지도 알고 싶지 않았는데
지난 주 등산 중에 야생화 전문가와 우연히 마주치며 다시 알게 되어서 찍어 보았다.
역광 구조여서 꽃 특색도 못 담아 나도 모를 정도다. 다음에는 잘 담아 봐야겠다.
돌내이가 지천에 돋아 나고 있더라.
그냥 밭두렁과 밭 구석에 자라나는 돌내이,
저마다 어떤식으로 요리해 먹든 당분간 집집마다 뜯는다고 절정이리라.
2018년 4월 21일 (토, 맑음) 윤산
오후 3시 집에서 출발 ~ 저녁 8시 집에 도착
논스톱 5시간
오늘 대구는 낮 기온 32도 찍었단다. 4월달 111년 만의 기록이란다.
댱연히 반팔에 여름 바지 꺼내어 입고서 나섰다.
오늘은 미세먼지 심한 예보는 없었지만 카메라 액정에 먼지가 뽀얗다.
우리들은 걸어면서 그만큼 폐에 가득 채워 왔겠지. 아무렴.
2018년 4월 22일 (일, 흐림) 임기 마을 뒷산
강아지들 봄소풍 갔다.
지아, 또리, 구미에서 내려 온 똘이, 그런데 딸기는 사정으로 못 왔다.
저녁부터 많은 비 예보여서 한 낮에 빗방울도 떨어지기도 했다.
저녁 뒷풀이는 마안산에 올라가서 유산슬로 안주 시켜 한 잔 하고 늘 가던 서동에 강아지 데리고 들어가는 노래방으로 갔다.
이후 몇 시에 끝났는지 또 집으로 왔는지 모르겠다.
아레 등산 후 진드기 한 열다섯 마리 잡았다.
2018년 4월 28일 (토, 희미한 태양) 윤산
집에서 2시 40분 출발 ~ 저녁 8시 집 도착
5시간 20분, 무인증
2018년 4월 29일 (일, 희미한 태양) 금정산 둘레길
사송 못뚝 3시 출발 ~ 호포역 8시 도착
논스톱 5시간, 오르막 고려하여 최소 15km 이상이다.
어제 밤에 11시쯤에 장교수와 예전 학교 친구인 홍배가 집에 찾아 왔다.
애초 6시에 한잔하자며 연락이 왔지만 그때 강아지들과 나들이 중이라 다음에 하자며.
자기들도 마셨고 나는 나대로 집에서 마시고 있는 중에 주말에다 에라 부어라 마셔라 과음에 낮에 일어나니 그로기다.
겨우 밥 먹고 나니 앉아 있기 힘들어 한 30분 누웠다.
휴일 버리기는 아깝고 회복할 방법은 딱 하나 무작정 걸어면 돌아온다. 억지로 몸 추스리며 코코와 나선다.
어제오늘 초미세먼지 나쁨이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또 뭐가 다른가? 하여튼 어제와 오늘 실컷 마셨다.
막 해는 지며 남은 2km쯤에서 굵다란 똥이 가득 쌓여 있는 것이 아~ 멧돼지 똥 같다.
갈 길은 멀고 해는 떨어지고 멧돼지까지 첩첩 걱정이다.
막대기를 들었다가 버렸다. 나타난다면 일단 방법이 없다. 오늘의 운에 따른다.
날이 어둑해져 호포 마을까지 갈 수 없어 중간에 호포 새동내로 빠진다.
아~ 삽시간에 어두워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급해졌다. 길이 보이는 만큼 더 내려가야한다. 코코를 안았다. 전속력으로 내려간다.
이따 더 어두워질수록 오솔길은 사라지며 안 보일테고 감각에 의존해서 내려가야 하니까.
뒤도 가끔 돌아본다. 멧돼지가 불쑥 나타나나 걱정도 되고,
다행스럽게도 막바지에 넓은 길이 나타났다. 이것은 길이 그래도 보인다는 뜻이다.
막판 2km, 한 30분 정도 긴장과 다급함의 연속이었다.
안개 낀 흐린 날도 아니고 멀쩡히 태양이 떠 있다.
초미세먼지가 절정이다.
어제오늘 실컷 마셨고 출현이 잦아지는 만큼 내 명대로 살긴 글렀다.
금수강산이 우짜다가 이 지경까지 이르렀노?
미세먼지 불량이 OECD 국가의 1위다. 그리고 담배로 인한 폐암보다 33배 더 높다네.
봄맞이꽃과 딱 헷갈린다.
봄맞이꽃은 꽃잎 5장이 조금 더 떨어져있고 이파리가 약간 결각이 있다.
반면 참꽃마리는 이파리 결이 매끈하다.
또 꽃마리는 쉽게 보라색 꽃으로 보면 편하더라.
아레 등산 후 진드기 한 열다섯 마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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