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3일 (토, 맑음) 마안산
낮에도 추워서 애들 나가겠나 싶었다.
해그름에 살짝 바람이 부는데 손가락이 시리니 조짐이 시작되는군.
오늘 오후부터 또 며칠간 강력 한파 시작이란다.
예보 보니 부산 영하 8도로 사나흘 계속 된다고 나오네.
2018년 2월 4일 (일, 맑음) 금정산
많이 춥다. 코코가 걱정되니 중간 중간 내려갈까 계속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갔다와서 집에 다가서는 중에 앞면도 없는 어느 아지매가 왜 한 마리밖에 없냐며 묻는다.
그러고보니 주위 반경이 어디까진지 모르겠지만 채송이 아파서 못 나갈 때나 등산하려 코코만 데리고 나설 때면
나도 모르는 아지매들이 오늘은 왜 한 마리 밖에 없냐며 잊을만하면 묻더라.
다들 강아지 키우는지 코코 채송이를 관심 있게 보고 있나 보다.
돌아와서 곧바로 채송이 데리고 마실 나가려는데
"코코야 너무 추운 곳에 노출되어 있었는데 집에 있을래? 지금 몹씨 추운데 나갈래? "
코코자테 중얼되다가 눈빛을 봐야 알 수가 있나?
그래 다 함께 나가자.
나의 추위 경계선은 손이 시리는 것에서 갈린다.
계속 돌다 녀석들 탈 생길지 모르니 한 시간 돌고 와서 씻기고서 일단은 코코가 괜찮아 보인다.
2018년 2월 11일 (일, 맑음) 온천천
어제 토요일 마안산 무인증.
그리고 오늘도 무인증.
오늘 일요일은 반짝 추위 예보여서 코코와 어디 등산 하기에도 어중쭝. 어디로 튈까도 어중쭝
확실한 목표가 없으니 어젯밤 늦잠에 늦게 일어났다.
오후에 뒷산 가려 나서면서 참 오랜만에 온천천으로 방향을 틀었다.
논스톱 2시간 40분. 시간으로 계산해 보니 10km다.
세찬 바람 등지고 갈 때는 상관없었는데 거꾸로 돌아갈 때는 고생하겠는데 하며 계속 진행하지 못하고 중간에 돌아선 이유다.
도심 하천에 무슨 똥바람이 그렇게 부나?
녀석들 날려 간다.
반짝 추위의 강한 바람이 눈을 반쯤 감고 걸어가게 만든다.
한 10초라도 바람이 잠시 멈추면 녀석들도 숨이라도 돌리려만.
어디 산꼭대기라면 이해하겠지만 완죤 왕짜증이 났다.
그 긴 시간 단 1초라도 강한 찬 바람이 멈추지 않는다. 내가 살아가며 첫 경험이다.
2018년 2월 18일 (일, 희미한 태양) 금정산, 화명생태공원
논스톱 4시간
설날 년휴 4일째 마지막 날인 일요일이다.
낮에 밥 먹고 나섰다.
적당히 등산하다 곧바로 화명으로 내려가려 했는데 길이 없어 많이 둘러 간다.
다대포까지 가보려 생각은 가져봤는데 참 가소로왔군.
종착지 다다르며 건널목 신호등 기다리는데 코코가 안기려 한다. 많이 힘들었을꺼야.
2018년 2월 24일 (토, 희미한 태양) 낙동강, 다대포
구포시장 - 삼락생태공원 - 다대포
논스톱 5시 10분, 코코를 위해 무릅에 앉혀 휴식 꼴랑 5분, 일단 이유없이 22km다.
오른쪽은 왕복 8차선 차 싱싱, 왼쪽은 왕복 6차선 차 싱싱, 딱 그 사이로 포장된 길을 따라 걸어간다.
끊임없는 차 소음에 시달리며 간다.
노인들이 제법 많이 나와서 워킹중이다.
삼락 생태공원 지나면서 다대포 끝까지 좌측에 왕복 6차선 도로 옆을 끼고 가면서 끊임없는 차 소음에 시달리며 간다.
낙동강 하구언에서 다대포까지 대략 2시간 내내 왼쪽은 공장과 왕복 6차선으로 공장 냄새와 차 소음이 지겹다.
오른쪽엔 낙동강이 위안을 주고 있지만 부족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상쇄시킬 매력이 딱 한 개가 있긴 있더라.
끝없이 이어지는 바로 벗나무다. 한참 필 때면 누구나 환장하겠더라.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걷고 싶지 않은 길이다.
하여튼 장장 대여섯 시간 동안 차 소음과 도로를 옆에 끼고 가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100% 차 도로다 보니 단 1초도 조용함을 느낄 수가 없었다.
1. 지난주 끊겼던 길이 아쉬웠는지 낮에 문득 생각난 것이 이어서 다대포 해수욕장까지 끝장 보려 했다.
중간에 삼락 생태공원 정말 넓더구나.
여기 안에서만 쭉 돌며 놀아도 하루 종일도 모자라겠네.
2. 다대포까지 오늘 일정 마음속에 콕 찍었기 때문에 생태공원을 실컷 돌 수도 없고 대충 1km쯤 둘러보며 가던 길 간다.
3. 아~ 낙동강 하구언 다다를 무렵 발바닥이 많이 시원찮아 온다. 13km쯤 왔으니 3시간 넘었겠지.
도로포장에 평길은 경험상 나의 마지노선이 4시간이다. 이제부터 조금 밖에 여유가 남지 않았다.
하구언 쪽에 어떤 노인이 있어 다대포까지 얼마나 가야 할지 물어보니 한 삼사분이면 된단다.
옳거니. 내 목표와 내 발바닥이 딱 맞아떨어지겠네.
4. 헐~ 한시간 사오십분이 걸렸다. 그렇게 다르게 얘기할 수 있나?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아~ 가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노인이 이 길로 한 두시간을 걸어 다닐리는 없겠지.
당장 발바닥에 물집이 생기려 할 것 같으니 할 수 있는 대책이 발가락들을 꼬무리고 발가락에 의지하며 부자연스럽게 삼사십분이라 해서 개기며 가는데 그것이 무려 1시간 40분이다.
코코도 무리하면 탈 나지나 않을까 생각 들어 6kg 녀석을 중간 중간에 안고 뒤뚱뒤뚱 걸으니 발바닥은 +6kg 하중을 더 견뎌야 한다.
따라서 물집도 가속화 되어 가겠지.
5. 결국 발바닥은 땅에 가장 많이 대이는 부분이 커다랗게 물집이 생겨버렸다.
내일 일요일 아침은 금정산에 산악회 시산제가 있어 가기로 되어 있다.
역시 물집 부분이 가장 먼저 땅에 대여야 할 것인데
약속은 해 놓았고 에라 모르겠다. 발바닥 물집 터져 죽었다는 사람은 못 봤고 내일 가다보면 뭐 우째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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