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산과 바다로

[사진] 2018년. 강아지와 나들이_1월

코코와채송 2018. 1. 7. 00:58

2018년 1월 6일 (토, 맑음) 창기 백운산

 

집에서 낮 12시에 코코와 나선다.

쌀쌀하다.

 

창기에서 백운산 길로 쭉 기장까지 갈지 중간에 빠질지 아니면 어디로든 목적도 없다.

창기에서 출발은 대여섯 번 해서 이번엔 임기에서 올라가 보려 했다.

임기에 내리면서 아무 정보도 없다. 일단 산으로 오르면 무슨 수가 생기겠지.

음~ 저 멀리 숲 속에 '지장암'이라고 보인다. 그것도 계곡 쪽에 위치하고 있네.

옳거니 일단 지장암에 가면 무슨 수가 생기겠지.

올라가는데 쭉 완만한 도로에다 내리쬐는 햇볕에 아주 기분이 좋다.

 

지장암은 지났고 저수지가 있는 모양인데 그곳 앞서 왼쪽으로 그냥 꺾었다. 쭉 임도다.

길 끝에는 창기에서 올라오는 도로와 만나네.

동서남북이 헷갈렸는데 비로소 퍼즐이 한두 개 완성되었다.

다음에 간다면 직진해 보려는데 돌아와서 지도를 가늠하니 대충 알겠네.

 

임기 - 지장암 - 임도 - 백운산 - 망월산 - 매암산 - 당나귀봉 - 백운산길 교차 - 지장암 - 임기

논스톱 4시간 30분

 

 

푸른색 길은 임도인데 물줄기처럼 헷갈리겠네. 다음부터는 다른 색으로 표현해야겠다.
주홍서나물
갈 길 잘 찾아간다. 본능? 그동안 함께한 자연의 학습?

이거 익숙한 돌도 아니요, 별 것 아닌 것이 딱 가로막고 스리..

고개 돌려 나를 쳐다본다.

쇠나 철이라면 본능적으로 폴짝 뛰겠는데 이거 우째야 되나요? 고개 돌린 눈빛만 봐도 알지.ㅎ

뭘 어째 임마 정면 돌파지.

그러고 보니 길에 돌이 아닌 나무가 저렇게 가로막은 경우는 없었군.

 

 

 

 

 

 

 

 

 

 

 

 

 

 

 

 

 

 

 

 

 

 

 

 

 

 

 

 

2018년 1월 13일 (토, 맑음) 윤산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아 제트기류가 약해져 북극 찬 공기는 한반도로 곧장 밀려 내려와 이번 주 내내 한파로 요동쳤다.

어제 금요일 서울은 영하 15로 정점을 찍었더라.

오늘 낮부터 풀리기 시작했다.

 

오전 늦게 일어나 거실로 나오니 녀석들도 따라 나온다.

오돌오돌 떤다. 거실 온도 21도, 잘 때 거실에 21도쯤 맞춰놨던 모양이다.

거실에 창문을 열어 보았다. 날씨가 쪼매 차다.

이따 밥 먹고 코코하고 나서려 했더니 안 될 것 같다.

 

정오 넘어 혼자 등산하려 나섰다. 밖에 나오니 계속 코코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린다.

쌀쌀하지만 굳이 나가지 못할 정도는 아닌 듯한데 두 녀석 미용한 지 얼마 안 되어 방 안에서도 오돌오돌 떠는데 그참 우째해야될지 모르겠네.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다.

 

날씨와 미용에 떠는 것도 문제지만 한 녀석도 아닌 두 녀석이니 심리적으로도 피곤한데다 다리 부실한 채송이는 자주 안고 다녀야 한다.

다른 한 손에는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있을테고 채송이를 안기도 하고

더우면 두터운 바람막이 겉옷을 손에 들면 좋을 때에 배낭에 걸치거나 넣긴 애매하기도 하다.

손이 두 개도 모자라니 애초에 나갈 엄두가 사실 안 난다.

그런데다 채송이 이 넘은 아니 이 공주는 안으면 곱게 있어도 부족한데

언제나 발버둥치며 내려가려 하니 받쳐 주는 내 한 손바닥에 3발바닥이 놓인다. 마치 새들이 비행하기 전 날아갈 듯한 모습으로 안기며 간다. 자칫 떨어질 듯 아슬아슬하니 안고 걸어가는 자체가 몹씨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피곤하다.

이래저래 채송이 때문에 언제나 몇 곱절 더 피곤하다.

에라 모르겠다. 그래 함께 해보자. 뭐 우째 되겠지.

 

윤산까지 갔다 온다. 1시 30분 ~ 6시. 논스톱 4시간 30분

 

채송이 너, 양념된 멸치 반찬 산길에 떨어져 있던 것 최소 몇 개 이상 처먹었다.

내가 뒤늦게 달려가 뭔지 보았으니 망정이지.

그리고 이래저래 뭔지 몰라도 땅에 떨어진 것 많이도 처먹더라. 그것들이 뭔지 난 모르겠다.

또, 왜 안 오나 기다리고 있다 보니 입에 아주 커다란 것 가득 물며 오더라.

아, 저건 아니다 하고 막 뛰어가니 사람 똥 제법 마른 것을 아 정말~

한 넘 데리고 다니면 아무것도 아닌데 다리 안 좋은 채송이에, 말 안 듣는 두 넘에다, 때로는 안고

한 넘이 보이면 한 넘은 안 보이고 그 때는 뭔가 처 먹는 일이 많더라. 그것도 각자 입맛따라 아~

목 줄 하면 서로서로 교차해가니 줄이 꼬이고...

한 참에 두 넘은 참말로 피곤하다.

그러나 코코, 채송아 언제나 사랑한데이.

 

 

 

 

 

 

 

 

 

 

 

 

 

 

 

 

 

 

 

 

 

 

 

 

 

 

 

 

 

 

 

2018년 1월 14일 (일, 맑음) 금정산

 

어제 윤산 이어 오늘은 코코만 데리고 금정산 달린다.

 

 

 

 

 

 

 

 

낮에 나갈 때면 '채송아 코코하고 등산갔다 오께' 하면 방방 떠는 채송이는 이 때는 언제나 가만이 있다.

기특한 공주

갔다 와서 채송이 데리고 곧 바로 모두 동네 몇 바퀴 또 돌러 나간다.

그리고 돌아와서 오랜 만에 집에서 채송이 몇 컷 해 보았다.

 

 

 

 

 

 

 

 

 

 

 

 

 

 

 

 

 

 

 

 

 

 

 

 

 

 

2018년 1월 21일 (일, 희미한 태양) 금정산 쌍계봉

 

일단 미세먼지 나쁨이다. 온 세상이 뿌였다.

 

아레 금요일 밤부터 오늘까지 한 꾸러미 역사다.

불금이라 장교수와 소주 한잔하러 적당히 들어갔는데 많은 메뉴에도 불구하고 안주가 어중쭝하다.

나가기도 그렇고 김치찌개를 시켜 먹는다. 두부 몇 조각에 돼지고기 몇 조각에 소주 안주로야 좋았겠지만 배를 채우는 안주는 못 된다.

이윽고 술은 취해가고 마칠 무렵 장교수의 어느 호프팀이 연락 와서 그곳에 합류하여 부어라 마셔 댄다.

어느 시점 지나면 안주 없이 술만 마셔대는 기질이 발동된다.

몇 시에 와서 잤는지 모르겠고 이른 아침에 오바이트 나온다. 이렇다 할 칼로리도 없는데다 그로기다.

한두 시간이라도 더 자야 한다. 그리고 낮에 송별식에 가야 한다.

음식이 준비되어 있겠지만 당장 기운이라도 차려야 하니 가는 길에 칼국수 한 그릇 먹는다.

 

해운대 달맞이 고개에 전망 좋은 60평 아파트에 사는 해운대 원장 집이다.

제일 늦게 도착했더라. 벌써 식탁에는 회로 가득 차려 먹는 중이더라.

두 달 후에 이사를 저 위쪽 지방으로 하는데 집에 키우는 개 때문이다.

일본 시바견이라는데 우리네 진돗개보다 덩치가 조금 더 커고 뚱뚱해 보이더라.

넓은 집에다 매일 산책을 한다는데도 그것이 서로가 다 충족이 안 된단다.

이 좋은 집을 처분하고 개가 뛰놀 수 있는 마당이 있는 전원주택으로 가기로 했단다.

정말 개애 대한 애정이 대단한 것을 읽을 수 있다.

그러면서 보신탕을 먹는 것은 또 뭥미? ㅎ

하긴 나도 살아있는 물고기가 아른거려 횟집은 내 발로는 가지 않는데 오늘 이미 놓여있는 죽어 있는 회를 먹고 있는 나를 보면 삶들이 때로는 모순 이리라.

 

15년 ~ 25년 모두 열정을 가지고 부지런히 달려왔구나.

이젠 저마다 이사를 가고 학원을 처분하고 이직을 하고..

그래서 일과 사업에 대한 토론 얘기는 단 한 번도 없이 주고받는 농담과 웃음으로 내내 즐거운 시간이 되었고

오늘까지 그 긴 세월이 파노라마가 되어 낮술이 기약 없이 들어가는 구나.

 

오후 늦게 헤어지고 토요일이니 녀석들 데리고 뒷산 가는 날이다.

낮술 알코올도 내 컨디션을 일시적으로도 끌어올리질 못한다. 몸이 만신창이다. 녀석들과 나들이 중에 그냥 꼬꾸라질 것 같다.

겨우 두시간 돌고 와서 대충 씻기고 근처 복국 집에 저녁 먹으러 갔다.

밥만 겨우 떠먹는데도 힘들다. 다른 반찬은 일절 손 될 여력조차 없다.

9시 되어 자리에 눕는데 누워도 숨 쉬는 것조차 힘들다.

누워 있어도 힘들면 더 뭐 어떻게? 병원 가봐야 되나 생각도 든다. 병원인들 뭐 해줄 수 있을까? 정말 몹씨 힘들다.

 자고 나니 담날 오후 1시다. 장장 16시간을 잤구나.

중간에 땀 흘려 두 번씩이나 일어나 잠옷 갈아입긴 했었군.

 

오후에 코코와 금정산 후딱 돈다.
돌아와서 집에 있는 채송이 데리고 모두 함께 또 마실 돌러 나갔다.

 

 

얼었던 땅이 녹고 있어 군데군데 진흙이다.
위에 사진 확대해보니 표정이 재밌네. ㅎ
미세먼지 나쁨으로 온 세상이 뿌였다.

지난번처럼 나무가 가로막고 있다.

이래저래 가늠하더니 애매한지 나를 힐끗 쳐다본다.

지난 번 경험이 있어서 나는 가만이 보기만 했다.

한 대 여섯 번 정도 가늠해 보더니 훌쩍 뛰어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