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과 바다로

베트남 남부. 호치민 05. 구찌터널

코코와채송 2014. 8. 7. 00:08

다섯째날. 8월 3일 (일) 구찌터널

 

어제 새벽 1시 반 슬리핑 버스를 탔다.

새벽 6시에 도착으로 되어 있었다.

 

버스에 올라서는 순간 아, 나는 죽어서 나가던지 살아서 나가던지 둘 중에 하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너무 춥다.

나는 2층 중간이었다. 에어컨이 중간인 내 바로 위에 있다.

너무 시끄러운 건 고사하고 찬바람 나오는 본부라고 생각하니 무섭다.

또한 내 좌석 창가 위에는 에어컨 밸브 조절도 고장 났고 공기 통로가 깨져있다.

얇은 담요를 저마다 푹 뒤집어쓰고 있다.

나도 얼굴까지 푹 덮고 바로 누워도 찬바람이 뚫고 들어온다.

에너지 손실을 최소로 줄이려 얇은 담요 폭 뒤집어쓰고 완전히 새우 모습으로 움츠렸다.

내려가서 말을 하면 될 텐데 2층이기도 하고 누군가 할 것 같았고 폰이 없으니 번역기도 안 되고 운전 중에 또 시부렁시부렁 대화도 지쳤다.

내가 미친넘이 아니라면 분명 다들 미친것이다.

"신투어' 여행사

줄곧 이용했는데 낮이고 밤이고 언제나 출발부터 도착까지 끄는 일도 없거니와 가장 최강으로 에어컨을 돌린다.

우리 버스 기사 같으면 중간에 끄기도 하잖아.

노약자, 아동, 야윈 사람 등은 아마 죽어서 나간다고 보면 틀림없다.

무식한 넘들, 에너지 낭비도 그렇거니와 한여름에 추위로 얼어 죽을 생각 하니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앞서 무이네에서 '신투어' 여행사 안내에선

새벽 1시~1시 반 출발하여 여행자 거리인 데탐 '신투어' 여행사 앞에 도착 6시로 되어있었다.

조금 늦게 1시 50분에 왔다. 그리고 도착은 7시 15분.

도착하니 대부분 7시에 가야 할 프로그램이 떠나고 없다.

참 가지가지하네.

 

8시 반에 구찌터널 프로그램이 하나 있더라.

전쟁 어쩌고 이런 메뉴 딱 싫었지만 안 갈 수가 없다.

원래 갠 적으로 가야 할 곳들이 있었는데 폰 잃어버려 정보가 다 사라지고 없다.

 

 

 

구찌터널

가는데 버스 2시간 - 1시간 관람 - 오는데 버스 2시간으로 총 5시간이다.

 

나의 선입견은 완전히 빗나갔다.

첫 코스가 당시 전쟁 시청각이었다.

한 20분 정도 당시 60년도 미제국주의와 전쟁 동영상이 나온다.

예전에 녹화된 듯 아날로그 음악과 함께 감정이 북받쳐온다.

종군기자가 찍었으리라,

베트남 20세 정도 여전사들이 나온다.

미제 탱크에 직접 쏠 땐 진지하고 아지트에선 서로 해맑은 미소로 웃고 얼굴엔 희망과 확신을 읽을 수 있었다.

내내 머릿속을 맴돈다.

그리고 오늘의 베트남, 내가 자손이라면 한없는 자부심을 가졌으리라.

남쪽 베트남 여행에 구찌터널은 꼭 가봐야 하지 않을까?

 

 

보통 체구로는 들어가지 못할 구멍이다.
미제국주의를 위한 각종 함정들  하나하나 작동을 재현해준다.
당시 신발인가 보다.
동굴 통로다. 간간히 빛이 있지만 아무것도 안 보이는 깜깜한 어둠 속이다. 덥고 어둡고 한참을 쪼그려 걸어간다.
bomb 이라고 씌여있다. 당시 미제국주의 폭탄 투하 흔적인가 보다.

김이 나오며 재현되고 있다.

안내원은 궁시렁궁시렁 '키친'이란 말이 나온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당시 연기가 새 나가지 않도록 식사 요리를 이렇게 했나 생각해본다.

 

 

 

 

 

 

 

 

 

 

 

 

낮 2시에 다시 데탐에 도착

 

숙박인 호텔로 가는 중이다.

시청? 우체국?

아마 저 할배는 정신적 지주 호치민이리라. 어린애를 포근히 안고 있는 모습이 인상 깊다.

 

 

 

 

호텔에 쉰 후 잠시 거리를 나선다. 화분이 정말 크다. 열대기후라 식물들이 커서 그런가?
소년과 동생은 7000동 팻말에 코코넛을 판다. 우리돈 350원. 무덥고 목마르고 자연을 마신다.
물이 아주 썩었던데 여유 즐기는 외국인이 있고

그러고 보니 오토바이 천국의 나라, 여자 뒤태를 못 찍었네.

이건 그저 평범하고 제대로 못 담았다.

베트남은 오토바이 탄 여자 뒤태가 저마다 끝내준다.

언젠가 뒤태가 멋지다며 들었는데 뭔 말인지 몰랐었는데 정말 그렇더라.

또 비가 오면 저마다 판초위 패션에다 둘이서 하나인 판초위 패션도 선보이고 언제나 길거리엔 멋진 패션 오토바이로 넘쳐난다.

 

 

 

 

가던 길 돌아오다 아까 소년 근처에서 할매가 또 코코넛 판다.

무더운 날씨에 또 목마르다. 자연을 마신다. 뭐 생수가 따로 필요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