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과 바다로

베트남 남부. 호치민 03. 데탐에서 무이네로

코코와채송 2014. 8. 7. 00:08

셋째 날. 8월 1일 (금) 데탐에서 무이네로

 

슬리핑 버스를 타고 오전 8시 출발하여 5시간 후 오후 1시 도착

 

어제 밤에 폰을 잃어버렸으니 이후 일정은 엉망진창이 돼버렸다.

필요했던 구글 번역과 베트남 번역기, 개인적으로 둘러보려 했던 일정,  나침반, 구글 지도, 알람 등 멘붕이 시작된다.

 

어제 과음에 한 3시간 잤나 보다.

새벽 6시 20분에 모닝콜 받고 일어나 호텔 식당으로 간다.

한국메뉴 김치가 있는데 참 맛있다.

속 달랠 겸 우유가 필요하다. 밀크 하니 못 알아듣더라.

현지인 택시기사들도 쉐라톤 하면 못 알아듣더라.

모두 영어로 다 얘기하면서도 우리가 하는 발음과 달라 모르더라.

난 엄마가 애기 젖 주려 가슴을 잡고 젖 짜듯이 흉내 내며 밀크 했다.

바로 해결되었다. 지거는 서로 내 흉내를 내며 키득키득 웃고 난리다. 두고두고 써 먹었다. 그때마다 웃고 난리다.

 

폰 잃어버리니까 심리가 완전히 바뀌어 정말 캄캄한 밤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어제 과음에 입맛도 없었지만 호텔 식당에서 이것저것 대충 뷔페 갖고 와서 억지로 먹는데 얼씨구 관리자처럼 보이는 두명이 내곁으로 다가온다.

메모지에 호텔 몇 호 방인지 슬며서 내민다.

남부에서 제일 비싼 호텔인데 새벽부터 등산차림에 등산배낭 옆에 두고 먹으니 이 호텔 분위기 안 맞는 무전취식꾼인줄 알았나봐. 헐~

  

데탐 신여행사에서 오전 8시에 무이네로 슬리핑 버스를 타고 5시간 만에 오후 2시 무이네 신여행사에 도착하였다.

도착하자마자 정신없이 폭우가 쏟아진다. 끊임없이 한 2~3시간 내린다. 

이후 9시까지 찔끔찔끔 내린다.

 도착한 곳이 그 여행사 주차장이며 식당이 겸해져 있다.

메뉴판 봐야 알 수가 있나?

저 옆 테이블에 쌀밥이 얹혀져 먹고 있는 것을 보고 하나 달라했다.

기절하고 나자빠질뻔 했다.

접시에 쌀밥 한주먹과 양념된 닭다리 1개와 그냥 맨 토마토 한 개 얇게 썰어 상추 위에 올려놓은 것이 다다.

뭐 국도 없다. 반찬은요? 알아들을 턱이 있나? 먹기 몹시 힘들다.

평소 안 먹는 햄버거도 급할 때 콜라나 우유로 먹기에 불편함이 없고 빵집 샌드위치도 우유로 맛있게 먹을수 있잖어.

 

당장 시계가 필요하다. 폰이 없으니

아침마다 알람도 기약 없으니 그건 그다음 문제고 아~

숙박은 국내에서 검색했던 곳으로 가려한다.

옆에 한국 사람들이 3팀 있더라. 도움을 요청한다.

저마다 콩글리쉬 발음으로 이래저래 해결해준다.

 

시계 집 갔다가 숙박지로 가도록 해결되었는데 맹해 보이는 택시기사는 바로 숙박 집으로 데려다 주네. 아씨..

기사자테 와치 와치 외쳐대며 이 택시로 빗속을 왔다 갔다 찾으러 다닌다.

겨우 찾은 시계 집에서 대화가 되랴? 싼 것 같아 보이는 것 직접 골라 하나 샀다.

택시비는 우리하고 거의 같다.

 

빗속에 이 택시로 계속 타고서 이제 숙박 집 근처에 내려 들어갔다.

한국에서 왔냐며 예약 서류를 보여준다.

난 그냥 왔다 하는데 이게 해결이 안 된다. 최소 한 5분 이상 흘렀다. 서로가 한숨만 내쉰다. 휴~

폰이라도 있었으면 구글 영어, 베트남 번역기로 간단히 해결되었을 텐데.

이윽고 베트남에 일시 일하며 여행 중이라는 한국인이 있어서 뒤늦게 겨우 해결되고,

 

빨래 빨려고 흉내 내며 비누 찾으니 근처 가정집에서 맡겨라 한다. 빨아준다. 우리돈 750원.

 

오후 4~5시다.

샤워하고선 비는 오고 아무 할 짓이 없다. 멍한 내 모습이...

잠시 잠들었다가 7시쯤 깼다.

아까 택시로 왔다 갔다 하던 중에 한국식당 간판을 본 것이 있어 그 집에 밥 먹으러 나갔다.

된장찌개를 시켰다. 그런데 김치가 너무 이상해서 토할 것 같다.

아까 눈물 머금고 먹어야했던 음식이며 퍼붓는 소나기 길거리 정경이며 사진이라도 남기면 좋았을 텐데

엉망진창으로 돌아가는 틈에 그런 여유가 있었으랴.

 

 

 

 

 

 

 

 

 

 

 

 

 

넷째 날. 8월 2일 (토, 오전)

 

알람도 없고 일찍 잠들어 깨보니 아침 7시 넘었다.

빨래 찾으러 가니 비 오고 축축하니 빨래가 마를 턱이 있나?

노인과 젊은 아낙네에 애가 있더라. 습관처럼 빨래 값 정도 애자테 까까 사 먹어라 건네준다.

 

짐 챙겨 나선다.

숙소에서 가는 길에 한 1km 지점에 한국식당이 있다.

거기서 한 1km 더 가면 가야할 곳 신여행사다.

신여행사 가는 길에 어제 간 한국식당에서 김치볶음밥을 시켰다.

어제저녁 된장찌개와 달리 이건 맛있네.

 

신여행사 가서 오후 2시 반 출발인 상투적인 코스인

요정의 샘 - 피싱 빌리지 - 화이트 샌듄 - 레드 샌듄을 예약하러 가야겠지.

한 1km 정도면 12분 정도인데 안 보인다. 난 또 무식하게 계속 걸어갔네. 1시간 이상 걸었나?

어라 요정의 샘이란 곳까지 왔네.

길거리에서 아무에게 신여행사 표를 보여주며 물으니까 다시 돌아가란다.

흐미 역시 돌아가도 가도 끝이 없다. 온 만큼 가야겠지.

예약 완료하니 4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데 뭘 하지?

오전 출발이 일절 없고 딱 한번 오후 2시에 있었으니.

 

  

숙소 바로 뒤 언덕이다.

가야 할 방향을 알고 있으니 먼 이역 땅에 그것도 인적이 없는 이쪽으로 걸어가 본다.

묘한 느낌이 인다.

한참 가다보니 철조망으로 나갈 수가 없다. 아~ 다시 원점 숙소로 와서 도로로 걸어간다.

 

 

 

 

흰닭의장풀
도깨비바늘
오다가다 목마르니 길거리나 가게에서 판다. 물 대신 자연을 마신다.

슬픈 할매와 할배다.

내가 가는 중에 이 할매 할배는 반대로 오고 있었고 내가 너무 멀리 가서 다시 돌아오는데 아까 그 할배 할매였다.

무더운 날씨에 길거리를 스피커 음악 달아 하염없이 걸으며 동냥을 한다.

난 여느 때처럼 기본 만동을 줬다. 쪼매 많이 준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