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1일 (토, 오후 흐림) 윤산
서울은 낮 기온 29도, 부산은 25도다.
오후에 집을 나서는데 쪼매 덥다.
일단은 마안산으로 향하는데 녀석들 헥헥거린다.
해는 슬슬 희미해지고 바람이 살살 부니 녀석들이 괜찮아 할 것 같아서 윤산으로 향한다.
말이 윤산이지 논스톱 갔다 와도 무조건 5시간인데도 이 정도로는 녀석들이 성에 차지 않는다.
하지만 계속 산이면 몰라도 가고 오는 도중에 도로, 매연, 계단 등 많이 성가시기도 하다.
오후 3시 출발 ~ 저녁 8시 반. 총 5시간 반
그래도 성이 안 차서 동네 마실을 한 바퀴 돌고서도 좀 더 돌아야겠다며 집 앞에서 딱 개긴다.
내일도 산에 갈 거잖아 하며 일단 안고 들어간다.
하여튼 우리나라에 5시간 이상 논스톱 걷는 강쥐가 또 어디 있으랴.
2019년 6월 2일 (일, 맑음) 창기 매암산
윗쪽은 무더위로 난리다.
우리는 날씨 한번 좋다.
그 예쁜 얼굴은 어디가삐고 온통 눈물범벅이다.
내일이면 괜찮아질까 내일이면 괜찮아질까, 벌써 두 달째다.
2019년 6월 5일 (수, 맑음) 집
한치 오차 없이 사흘째다. 실컷 처먹고 떨어져 나올 시점이다.
퇴근하고 오니 빙글빙글 돌며 나를 반기는데 하얀 매트 위에 진드기가 출현한다.
아레 일요일 약국 가서 유한양행 해피홈 진드기 기피제를 사려하니 약국용이 아니어서 없단다.
대신 녹십자 제품 쪼맨한 것 6천 원 주고 사 와서 몸과 배 쪽에 뿌리고 나섰다.
효과가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눈과 코가 있는 얼굴 주위는 못 뿌렸다.
그래서 그런지 이노무 진드기들이 입술과 입술 바로 옆에 몇 마리 붙어 있더라. 또 다리 안쪽에도 몇 마리.
훑고 또 훑고 한 10마리가 나왔다.
그런데 채송이 입술에 콩 크기만한 살인진드기가 붙어 있더라. 징그러워 떼기조차 싫더라.
산에 다니면서 잘못하다가는 녀석들이 한방에 훅 갈지 모르겠다.
뿌리는 기피제보다 프론트라인의 절반 가격인 유럽 제품을 꼭 사서 발라줘야겠다.
약국 왈, 프론트라인은 북미쪽 진드기에 적합하게 만들어져서 우리하고 약간 안 맞고 그래서 유럽 제품을 추천한단다.
그리고 진드기 뇌를 망가뜨린다고 하네. 약효는 한 달 정도 간단다.
강아지자테 해로울 것 같아 10년 동안 딱 두 번만 발라줬는데 이 약들이 강아지에게 그리 해롭지는 않다 하는데..
......... 진드기가 붙는원리 .........
그놈의 진드기가 아무리 생각해도 동물에 붙을 수가 없을 텐데 어떻게 붙는지 지난 10년 늘 궁금해왔다.
그리고 10년 동안 나뭇잎에 붙어있는 까만 점인 진드기를 딱 1마리만 봤다.
잎사귀 뒷면이나 풀잎에 있다는 것은 알지만 억지로 찾아볼 이유도 없는 거고.
이놈의 진드기들이 어디에 꽁꽁 숨어있단 말인가?
광활한 초원에 자기 옆으로 동물이 지나가지도 않을뿐더러 지나간다 해도 예고 없이 휙 지나갈 텐데
먼지 아닌가 할 정도의 개미 눈물만한 쪼그마한 넘이 그때 언제 올라탄단 말인가?
설사 자기 옆으로 어느 시점에 지나간다고 약속했다 치자.
거북이걸음도 아니고 휙 지나갈 텐데 어떻게?
딱 10년 만인 작년에 그토록 궁금했던 의문점이 풀렸다.
진드기가 숙주인 동물에 붙는 원리다.
진드기는 진동을 감지하면 자연의 섭리에 따라 숙주인 동물에 본능적으로 올라탄다.
그 속도가 어머어마하다. 자그마치 초속 57m, 학창 시절에 100m 달리기 생각해보니.
2019년 6월 6일 (목, 오전 맑음, 오후 흐림) 창기, 매암산, 당나귀봉
오늘은 현충일, 일단 휴일이다.
초저녁부터 내일까지 전국 폭풍우 예보다.
초급 태풍 정도의 강한 비바람과 지역적으로 많은 양, 뭔 일이래?
녀석들 공교롭게 밟기라도 했었으면 휴~
다가서니 꼼짝않고 수염조차 움직이지 않는다.
자기보다 강적임을 본능적으로 눈치챘나?
2019년 6월 9일 (일, 구름 많음) 창기, 매암산, 당나귀봉
왠일로 어제, 오늘 날씨가 쌀쌀해서 닭살 돋았다.
오늘도 역시 아레 산에 갔다온 지 딱 사흘째다.
어제 고향에 제사 지내고 오늘 낮에 오니까 진드기가 대여섯 마리가 떨어져나와 기다닌다.
채송이는 코에, 코코는 눈꺼풀에도 붙어있다.
아레 금요일 유럽산 프론트라인 몸에 발라줬는데 뭐가 잘못됐나?
실컷 처먹고 나와 아직도 기다니고 있으니..
예전엔 한두시간만에 뚝뚝 떨어져 나왔는데..
2019년 6월 10일 (월, 맑음) 집
그 체력 좋은 코코가 금요일 저녁에 먹는 게 약간 시원찮더니
아레 토요일 낮에 안 먹어 사료를 불려주니까 억지로 반 먹는다.
아레 토요일 그날은 촌에 아버지 제사여서 지내고 새벽 2시경에 내려올 지 다음 날 일요일 낮에 내려올 지 모르는데 그참.
어제 일요일도 나들이하기 전에 사료를 불려줘서 억지로 반 먹고 나섰다.
오늘 낮에는 몸을 부르르 떤다. 신경 쓰이네.
두부만 한 점 먹었고 귀가 후 저녁에 역시 사료를 불려줘도 안 먹는다.
또 두부만 딱 한 점 먹고 만다.
곰곰히 생각해본다.
며칠 전 목요일 현충일날 등산 중에
버릇없은 인간들 4넘이 낮술에 취해서 된장, 족발, 양파, 겨자, 고추, 깍두기 김치 등 먹다 길 옆에 버려놨더라.
저 멀리 숲에 파 묻던지 아니면 갖고 가던지, 바로 길 옆에다 그냥 버려놨네. 시키들.
왜 안 오나 싶었더니 버무러진 것 한참 처먹고 있더라.
낮술 취해서 하는 소리가 먹다가 방금 버린 것이라 괜찮다며.
코코보다는 순간 이 인간들이 음식물을 물상식하게 버린 행동거지에 확 올라오는 걸 참았네.
그 씩씩한 코코가 아마 여기서 시발점이지 않을까 몰라.
무슨 변이 생긴 건 틀림없는데 내일이라도 나았으면 좋겠다.
내일은 오랜만에 황태채 사 와서 푹 삶아 줘야겠다.
그래도 약간 다행스러운 것은 채송이가 생생하다.
아레 살인진드기가 붙어있던 것 뗏었는데
만약 채송이가 아팠으면 약도 없는 살인진드기 원인이 아닐까 하며 엄청 걱정했을테지.
2019년 6월 11일 (화, 맑음) 집
약속대로 황태채를 사 와서 푹 끓여 두부와 섞어 주니 쪼매 먹고 만다. 아~
내일이면 완전히 나을 거야 하며 이삼십 분 간격으로 게속 쓰다듬고 보듬어준다.
내일이면 오육일 째니 아예 아무것도 안 주고 사나흘 굶길 걸 그랬나보다.
동물이 아프면 아무리 맛있는 것도 안 먹고
사흘 굶고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툴툴 틀고 일어난다는 것을 어릴 적 단식하면서 배웠었다.
어라 안방 침대에 조용히 누워있더니 새벽 1시에 거실로 나온다.
오~ 내 정성이 통했나? 아니면 쪼매 기력이 회복되는 것일까?
아까 황태채 삶은 것 다시 준다. 다 먹는다. 오~
내친 김에 유기농 천계 달걀을 삶긴 그렇고 날 달걀을 한 개 깨뜨려 준다.
아~ 안 먹는다.
그래도 한 개에 1500원짜리인데, ㅠㅠ 아직 마다한다는 것은.
일단 한시름 놓은 것 같기도 하다만 내일쯤 되면 윤곽이 잡히겠지.
자슥 며칠 동안 디게 신경쓰이게 하네.
2019년 6월 14일 (금, 오전 흐림, 오후 비) 집
귀가하고서 평소 정량으로 사료를 불려서 줬다.
오~ 다 먹는다. 8일 만이다.
계속되는 간식까지 먹는다. 평소처럼 환장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배가 고파서 다 먹은 건지
다 나았다고 다 먹은 건지
이빨, 잇몸, 몸, 기타 등등 어디 이상이 있는데 그나마 호전되고 배가 고파서 그런건지 모르겠다만
지난주 금요일부터 슬슬 조짐이 있었으니 딱 8일 째다.
일단 한 시름 놓은 것 같고 내일 되면 더 알 수 있겠지.
척추뼈가 많이 만져지네. 자슥
그리고, 지난 주 일요일 응가 이후 오늘까지 5일 동안 응가는 안 했다.
많이 신경 쓰이고 있다. 일단 내일 되면 뭐 우째되겠지.
그러고 보니 코코 이 녀석 어릴 적 물똥을 열흘 동안 싼 적이 있었군.
내일이면 나을까 모레도 그러면 병원 가보자, 그것이 또 내일이고 또 모레 기약하고,
듣기만 했던 코로나 장염 같은 것이 아닌가 하며 매일 머리에 가시지 않고 열흘을 갔으니 참말로 신경이 쓰였었다.
무식한 주인 만나 서로가 극복했으니 다행이다 싶고.
2019년 6월 16일 (일, 흐림) 창기, 매암산, 백운산
어제 밤에 비가 살짝 내렸고 오늘은 내내 흐리다.
흐리다 못해 어두컴컴하고 쌀쌀하다.
밝게 나온 사진과는 달리 흐린 날씨로 숲길이 많이 어두컴컴하다.
저 앞에 누렁이 한 녀석이 길 옆에 나뭇잎 사이로 떡하니 서 있는 것 보이더라.
순간 들개처럼 보여 하늘이 노래졌다.
얼른 채송이부터 안고..
고라니면 인기척이 나기도 전에 도망가는데 나뭇잎 사이로 떡 하니 서 있었으니
탈출한 맹견이었다면 두 녀석과 함께 내가 감당이나 할 수 있었을까?
얼마나 놀랐는지 가슴이 쿵쾅쿵쾅 한동안 가시지 않더라.
(동영상)
산딸기 먹는다.
저 안에는 주렁주렁 열렸는데 도저히 따먹을 수가 없어 돌아선다.
2019년 6월 19일 (수, 맑음) 마안산
우짠 일이고?
어제 화요일 밤 10시 반에 간단히 동네 한 바퀴 돈다고 나섰는 게
뒷동산인 마안산까지 휙 돌고 오니 밤 12시 20분이다.
오늘도 어제와 똑 같이 마실 한 바퀴 돈다고 나섰는 게 역시 돌고 오니 12시 20분이다.
LG-V50 폰이다. 찍은 그대로다.
지금 현재 밤 12시다.
희마한 가로등인데 대낮처럼 환하게 나오니 카메라 성능 한번 좋네.
내친김에
아레 토요일 오후에 매장 서너 군데 돌고서 V50을 샀다.
그날 저녁에 쪼물딱 해보는데 아웃포커싱 기능이 있더라.
구도 맞추고 맥주캔에 터치하니 아웃포커싱이 된다. 바로 캔에 또 터치하니 바로 찍힌다.
폰 밑에 카메라 단추 누를 필요도 없고..
오우 Dslr 카메라 성역인 아웃포커싱이 전혀 부족함이 없다.
Dslr 카메라 굳이 욕심부리지 않는다면 이 V50으로도 충분하겠군. 찍은 그대로다.
2019년 6월 22일 (토, 맑음) 윤산
오후 3시 집에서 춣발 ~ 저녁 8시 30분 도착,
논스톱 5시간 30분
일단 저 서쪽에는 100mm 이상에 돌풍, 번개 예보인데 우리는 맑다.
집을 나서는데 더운가 봐, 녀석들 곧바로 헥헥거리며 땅바닥에 퍼지네. 아~
마안산에서 뭐 하면서 놀다 가지? 하며 고민하면서 가고 있는데
쪼매 지나면서 시원한 바람이 강하게 불기 시작한다.
오~ 그렇다면 뭐 당연히 윤산행인 거지.
돌아오면서 집 앞에서 마을을 좀 더 돌면서 마무리해야겠다고 딱 개긴다.
와~ 정말 대단한 녀석들을 강제로 안고 들어간다.
수의사들이 강아지들은 30분 정도 걸으면 10분 정도 쉬어주라는 얘기는 10년이나 들어왔는데
이건 뭐 녀석들은 전혀 다른 세상에서 놀고 있다.
내가 땅바닥에 엉덩이를 대지 않았으니 녀석들 5시간 이상을 논스톱 걸었으면서도.
단언컨대 우리나라에 이런 녀석들은 절대 없다.
2019년 6월 23일 (일, 맑음) 창기, 매암산
오후 3시 출발 ~ 오후 7시 도착
낮 온도 25, 초반에 녀석들 헥헥거린다.
곧바로 시원한 바람이 불면서 생기가 돈다.
찹찹한 바람, 촉촉한 흙, 상쾌한 길, 그리고 미세먼지 하나 없는 맑은 하늘에 뿅 간다.
내내 청명한 가을길을 걷는 것 같았고 참으로 좋았다.
우리 채송이 이름을 어릴 적 좋아했던 채송화에서 따왔다.
녀석도 집의 꽃이지만 화자를 떼고 녀석 이름을 채송이라 짓게 되었다.
2019년 6월 30일 (일, 맑음) 문텐로드
어제 오후부터 저녁까지 이건 뭐 비가 아니라 물폭탄이 쏟아져서 녀석들과 나들이 못했다.
오늘은 윤익 지인과 문탠로드 가서 역시 녀석들과 나들이 못했다.
코코 이넘 웃겼다.
평소 짖지 않는 과묵한 녀석이 들어오니 왕 짖는다.
왜 니만 즐겁게 갔다 오며 이리 늦었냐며.. ㅎ 똑똑한 자슥
저녁 6시에 귀가하면서 오매불망 온종일 해바라기 된 녀석들과 곧바로 뒷산으로 또 2시간 반 휙 돈다.
동백섬 - 문텐로드 - 청사포 - 등산길 - 송정해수욕장 - 기찻길 - 청사포 - 미포 - 해운대 시장
오전 10시 출발 ~ 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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