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과 바다로

[사진] 2016년 하계휴가, 제주도 트레킹

코코와채송 2016. 8. 5. 21:36

7월 30일 (토) ~ 8월 3일 (수) 하계 휴가

 

한 달 전에 지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자긴 해외 가는데 내보고 제주 올레길 가겠네라며.

올여름 휴가는 딱히 계획 없이 조용히 보내려 했는데 고민할 것도 없이 그래 또 가봐야겠다 하고선 그날 바로 비행기 예약했다.

 

 

 

 

 

 

7월 31일 (일, 약간 맑음, 폭염) 제주 올레 16코스, 제주 첫날

 

비행기표가 갑자기 지 입맛대로 있나? 오후 1시 10분 도착 끊었다.

시간이 어중중해져 어디 이동하면 죽도 밥도 안 되겠고 이번에 4차 올레길인데 공항에서 가까운 16코스만 빼먹었었다.

시간이 촉박하니 조금이라도 시간 절약하려 16코스를 거꾸로 간다.

 

앞서 금요일 저녁에 늦도록 술 마시고 3시간 자고선

토요일 아침 7시에 일어나 고향 고헌산을 5시간 반 돌고선 고향에 들러 어매 보고

내려와서 곧바로 오후 5시에 뒷동산 강아지 모임에서 오랜만에 다 같이 술 한잔 하기로 되어 있어 갔다.

달랑 안주 몇점에다 소주 또 마시네.

집에 와서도 있는 술 늦도록 마시고 똑같이 3시간 딱 잤다.

아레부터 밥조차 거의 먹은 것이 없다. 철인이 아니고서야.

그래도 공항에서 개겼다. 제주 가서 좋아하는 해물뚝배기나 먹어야지 하면서.

 

제주터미널 옆에 뚝배기집에 후딱 한 그릇 해치우고

버스를 타는데 한참 가다 이상해서 기사자테 물었다.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단다. 헐~

중간에 내려 택시를 타고 17코스 시작인 광령 사무소에 내려 16코스 바닷가로 거꾸로 향해 새가 빠지게 내달렸다.

 

중간에 매점이며 일절 없다.

거의 도착할 무렵 편의점이 3년 전과 다르게 군데군데 보인다.

서니텐과 캔맥주, 생수 연달아 몽땅 벌컥벌컥 마셔 된다.

숙소에 가니 저녁 8시다.

어촌이라 주위에 한두 밥집이 있던 모양이던데 7시에 문 닫는단다.

아~ 편의점에서 사발면 한 개로 때운다.

내일 아침밥도 기약이 없겠구나.

이건 뭐 철인 아닌 다음에야 ..

 

 

16코스 출발지점쯤이다. 예전에 바위 위에다 염전으로 사용했단다.

 

 

 

 

 

 

 

 

 

 

 

 

 

 

 

 

 

 

 

 

 

 

 

2016년 8월 1일 (월, 약간 많음) 한라산, 제주 둘째 날

 

어리목 출발 ~ 영실 도착, 6~7시간

 

폭염에 무척 덥다.

엊저녁은 편의점 사발면 한개로 떼우고 이 동네 역시 아침 밥집은 없다.

오늘 등산 시작인 어리목에서 아침 먹고 올라가려 생각했다.

숙소에서 나와 고내리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며 가만히 있는데도 땀이 줄줄 흐른다. 그만큼 덥다.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며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니 버스 번호와 맞지 않는다.

버스는 왔고 기사자테 물어니 내릴 곳으로 안 간다면서 퉁명스럽게 얘기하고선 지 갈길 간다.

또 다음 버스 기다린다. 버스는 한 번호뿐이라 무조건 탈수 밖에.

이번 기사는 쪼매 친절하다. 어쩌고 저쩌고..

외곽지역이라 택시도 없고 굳이 급하게 갈 이유도 없다.

 

드디어 한라산 등산 시작인 어리목에 내리는데 산길 도로에 그냥 딸랑 내려주니 아무것도 없이 황량하다.

등산하는 사람들이 시작하는 곳이니 입구엔 더러 음식점이 있을법한데 난 생각이 완전히 잘못되었음을 알았다.

등산하려고 왔는데 계획을 수정할 생각은 없고 그냥 굶고서 한라산 정면돌파다.

한 20분 오르니까 어리목 매표소 겸 주차장이 나온다.

밥집은 없고 편의점이라고 안내표지가 있다. 가보니 과자 몇 개 정도 놔놓은 것이 전부다.

이거 우짜노 하면서 중얼중얼하니까 사발면은 있단다.

절대 좋아하지 않는 사발면 한 개 또 먹는다. 가다 죽으면 안 되니까 초코파이 2개 챙겼다.

 

하산 지점인 영실에 내려가서 밥 먹어야지 하며 기대 품고 한라산을 돌아 영실매표소 주차장에 내려오니 커피 파는 한 집이 있던데 음식까진 볼 경황이 없다.

왜냐하면 버스 타는 곳까지 2.5km 또 걸어내려가야 한다.

산속에 버스 떨구면 1시간씩 기다려야 하고 5시 몇 분에 막차라 갈길이 바쁘고...

이윽고 버스는 오고 손님이 딸랑 1명 타고 와서 어디쯤에서 내리더라.

내내 내 전용버스가 되어버렸고 기사는 친절히 오히려 나에게 말을 걸더라.

종착지 터미널에 내려 숙소를 잡았다.

 

 

잠시 쉬는데 내 모자에 나비가 살짝 내려앉았다. 땀 섭취하는 걸로 대충 알고 있다.
이쪽 코스는 바로 저 앞이 백록담인데도 올라갈 수 없다. 검색하니 조만간에 이래저래 연결할거라 소식 나오네.

바로 옆에 아주 쪼맨한 흰그늘용담이란 예쁜 꽃이 피어있다.

그꽃 찍으려고 이 풀에 살짝 무릎 꿇다가 골로 가는 줄 알았다. 바늘보다 더 날카롭다.

 

 

 

 

 

 

 

 

 

 

 

 

 

 

 

 

 

 

 

 

 

 

 

 

 

2016년 8월 2일 (화, 구름 많음) 사려니 숲길, 제주 3일 차

 

사려니 숲길은 넓은 외길에 10km로 간단하며 깔끔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또 저쪽에서 이쪽으로 종료된다. 중간에 갈림길도 더 이상 연결된 길도 없다.

즉 한쪽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해서 한쪽 버스정류장에 도착된다.

그리고 주길은 외길이며 몇 개 오름길이 있는데 다시 돌아내려 오도록 되어 있다. 이번엔 모두 금지되어 있었다.

 

장장 10km 길 전구간에 산수국을 심어놓았군.

문득문득 섬모시풀도 어우러져 있고 길 안쪽에는 조릿대로 혹은 다른 걸로 우리네 산속과 다르게 발 디딜 수 없으니 들어갈 수가 없다.

 

엊저녁 숙소에서 주인자테 근처 어디 갈데없냐니까 이곳 사려니 숲을 소개해준다.

이제 무조건 기회가 되면 음식을 충전해야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늘 아침밥 먹으러 엊저녁에 기웃거리며 봐 둔 근처 해물뚝배기집을 갔다. 밥을 지어야 된다며 난 기다려 먹고 나섰다.

얼씨구 사려니숲이라며 도로에 딸랑 내리니 아무것도 없다.

대충 이제야 알겠네. 기회가 되면 무조건 먹고 봐야 한다는 것을...

 

이쪽저쪽 입구 쪽에서 저마다 차를 몰고 와서 1~2km는 많은 이들이 산책을 하더라.

한중간은 폭염이라 그런지 몇 사람만 지나간다.

10km 전 구간에 길옆에 들어갈 수 있는 곳이 대략 몇 군데쯤?

 

인적이 없는 한중간 5km쯤에 위기를 맞았다.

볼일 보러 제법 안으로 들어가고선 그대로 돌아 나온다고 나왔는데 어라 길이 없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가슴은 쿵쾅쿵쾅

십여 년 산을 댕기면서 나름 감각이 있다 생각했는데 반대로 더 들어가삣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니 당황된 데다 동서남북 흐트러지고 없다.

더 움직이면 완전히 겉잡을 수 없을 것 같고 뭔 뾰족한 방법은 생각나지 않은 채 언뜻 119만 떠오른다.

담배 한대 물었다. 탐라국 와서 119라니 ... 에라 정면돌파다.

한참을 헤매다 저 멀리 조릿대가 보인다. 어디 한두 군데랴.

처음 들어갈 때 옆에 조릿대가 조금 있었던 기억이 나서 그 희망으로 방향을 틀었다. 오~

그리고 종착지인 '붉은오름'에 도착하자마자 천둥과 소나기로 기약 없이 내리 때려 퍼붓는다.

다행히도 30분 정도 퍼붓고서 그친다. 절묘한 타이밍이다.

 

 

입구 쪽인데 양치식물에다 뭔 쥬라기 같은 느낌이..

쪼매 오버했나?

중간에 헤매며 위기였을 때 하여튼 이런 느낌처럼 동서남북 가늠이 전혀 안되었을 수밖에.

 

 

 

벌레가 참 요상하게도 깕아먹었다. 외국 영화에 나오는 하얀 뭐 그런 귀신 얼굴?

 

 

 

 

 

 

 

 

 

 

 

 

 

 

 

 

 

 

 

 

8월 3일 (수, 비와 흐림) 한라생태숲 ~ 절물오름, 제주 넷째 날

 

오늘 오후 6시에 비행기를 타야 한다.

어제 사려니숲길 걷다가 오고 가는 사람자테 이런 비슷한 풍 어디 근처 있냐며 물어보니

자기들 어제 절물오름 갔었는데 요리조리 돌면 하루 종일 돌겠더라면서..

 

숙소에 와서 검색을 해 보았다.

땡볕에 올레길도 지쳤고 한라산 또 가기 그렇고 한라생태숲, 노루 숲, 절물 오름이 연결되어 있었다.

오늘 마지막 날이라 한라생태숲을 시작하여 쫙 돌기로 결정했다.

 

한라생태숲 입구 인증샷 하자마자 먹구름에 빗방울이 떨어진다.

곧바로 천둥과 함께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하고 사무소에 앉아 개긴다.

한 20분 지났나?

계속 개기다 될 것도 아니겠고 빗줄기가 약해져서 비닐 비옷 입고 나섰다.

또 빗줄기가 조금 굵어졌다. 한 20~30분 걸었나?

정자가 하나 있어 비가 그치길 기다리며 캔맥주 꺼내 마시며 멍하니 1시간 정도 앉아 개긴 것 같다.

 

중간에 노루 숲은 시간상 돌지 못했고 절물오름은 뭔 하루 종일? 금방 올라갔다 내려오더만.

 

정각 3시인데 절물오름에 버스 시각이 희안하다.

나흘 동안 쪼매 감을 잡아서 노루 관찰 숲도 못 돌고 일찍 내려왔는데 

버스가 2시 후반에 출발했고 5시 15분에 있더라. 2시간 이상 공백이다.

비행기 시각은 6시인데 굳이 먼 길 택시 타기는 부담되고 절이 있는데 매표소가 있고 가서 물어보니 아가씨가 친절히 안내해준다.

시티투어란 버스가 있는데 그걸 이용하였다.

 

 

 

제주도

3년 전과 다르게 온갖 중국 관광객으로 넘쳐난다.

버스는 검색과 정보가 다르기도 하고

내 동선이 그런나? 교통 불편에 밥 먹기가 힘들고...

이번에 4차 휴가길 올랐지만 제주도 덧정 없다.

내년은 울릉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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