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3일 (목, 태풍 후 갬) 집
태풍 '마이삭'이 새벽 3시에 부산을 통과하며 동해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어 있다.
초강력 태풍으로 바람, 비, 해일 등 모든 악조건을 갖춘 태풍으로 뉴스로 연일 도배질되었었다.
새벽 1시에 조짐이 시작된다. 갑자기 정전이 되었다. 칠흑 같은 어둠이 되며 폭풍 전야를 예고한다.
이제 시작인데 앞으로 다가 올 어떤 일이 벌어질지 난생처음 두려움을 느낀다.
한 10분 후에 거실에 비상등이 들어온다. 거실이 환해졌다.
뒷 베란다는 바로 산이라 조금 덜 할 것 같고 동영상을 찍어보고 반면 앞 아파트와 휑하니 떨어진 앞 베란다는 노다지 맞게 되는데 기록 남겨 보려 잠시 찍어 보고선 곧바로 덜컹거리지 말라고 새시 틈에 비닐로 꽉꽉 채워 넣었다.
다행히도 한두 시간 요란스럽게 끝났고 새벽 6시 반에 거실에서 안내 방송이 나오더라. 복구에 대략 한 5시간 걸린다면서.
오전 11시쯤에 전기가 들어온단다.
오는 월요일은 이것보다 더 강력한 태풍이 온다며 일본과 우리는 더 난리 났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다.
이제 시작이면 곧이어 새시 유리창 전체가 터질 테고 이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
2020년 9월 4일 (금, 폭염) 집
불금에다 딱 자정이다. 녀석들과 밖으로 응가 쉬 하러 나가니 쌀쌀해서 닭살 돋는다. 우째 이런 일이.
긴 장마에 폭염에 오늘까지 쭉 폭염이었고 그런데 뭔 일 이래..
오늘 2020년 가을 첫날밤으로 기억한다.
밑에 동영상은 집 바로 옆이다.
가을 풀벌레 소리, 계곡 물소리, 시원하니 더없이 쾌적한 가을 공기다.
시내보다 매연도 덜 하니 길바닥도 매연 덜 하고 시내 도로 구석구석에 오줌, 담배꽁초 그리고 그 옆엔 언제나 가래와 침,
이곳은 녀석들 발바닥 닦이면 아무렇지도 않고.
우리들은 천사의 집으로 왔다.
2020년 9월 6일 (일, 흐림) 집
강력 태풍 '하이선'이 내일 아침 9시에 부산을 통과한다. 강력 태풍이다.
어제는 비가 내렸고 오늘은 일단 소강상태다.
학원 단도리 하러 가야겠는데 옳거니 둘레길 걸어서 가야겠다.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로 예상했는데 딱 2시간이네.
7월 중후반부터 장마, 폭염, 이사, 녀석들 돌아가며 아파 병원으로 다녔고
새집 구석구석 다듬고 리모델링 미비한 부분들 이곳저곳 다시 오고 새 세탁기 오작동 등 어수선하였다.
2시간 걸었는데 그것도 산 둘레길인데 힘드네. 우째 이런 일이. 그동안 산에 못 가고 과음, 흡연에 기타 어수선한 마음에 그런갑다.
논스톱 5시간 정도는 기본인데 이렇게 체력이 떨어져 버렸나? 그것도 둘레길을.
사실 밤부터 태풍 전야 비예보가 있기도 해서 심적까지 더했나?
지금 저녁 9시, 이 글 쓰는 와중인데 태풍 선발대가 오고 있네. 바람 장난이 아니네.
고양이 울음 비슷한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밤 사이 그리고 내일 늦잠 자고 나면 뭐 우째 되어 있겠지.
2020년 9월 12일 (토, 구름 많음) 경동_집
저녁엔 쌀쌀해지고 있다. 어제는 처음으로 창문들 다 닫고 잤다.
어제도 비가 내렸고 오늘도 구름에 빗방울이 가끔씩 흩날린다.
축축한 산길 갈 수도 없고 동네 마실 탐색할 겸 쭉 돌아본다.
오랜만에 녀석들 3시간 걸었다. 그것도 꼴랑 3시간인데 피곤한 지 예전과 달리 잠을 자네.
하긴 녀석들 올여름은 등산을 아예 못했으니..
채송이는 핫독 남산점에서 미용 첫 개시 하고.
2020년 9월 13일 (일, 흐림) 금정산 계명봉, 갑오봉
10 km, 4시간 20분
산길 축축할 테고 이번에 코코 눈에 식겁한 데다가 오늘 코스는 가파르고 힘드니 나 혼자 나선다.
집 모퉁이에 곧바로 계명봉 시작이다.
가고 싶지 않은 계명봉 또 오른다. 장군봉까지 2탕 뛴다.
금정산에는 봉이 총 7개가 있는데 그중에 이 계명봉은 약간 특색이 있는데 또 아니면 모다.
가파르게 올라 가파르게 내려가야 하는데 짧게 등산 하기엔 좋다. 교통편이며 바로 옆에 범어사며 둘레길이며.
한편 보통 너 다섯 시간 등산한다고 보면 좋은 곳은 아니다.
한판 실컷 오르고 나면 다른 곳처럼 쭉 능선 길을 타는 것도 아니고 처음처럼 등산 시작해야 하니 더러 기피한다.
돌아와서 녀석들과 1시간 40분 근처로 또 돈다.
2020년 9월 19일 (토, 오전 맑음, 오후 흐림) 금정산
논스톱 5시간, 12km
녀석들, 딱 2달 만에 등산한다. 그것도 제법 많이.
그동안 근육도 다 죽었을 텐데 뭐 아무 일 없었다는 듯..ㅎ
두 녀석과 정신없이 가는데 꽃을 유심히 볼 수 있나?
언뜻 약간 가늘어 보여 혹시 가야물봉선이 아닐까 하며 찍었다. 역시 물봉선이었군.
2020년 9월 20일 (일, 맑음) 노포_하천
낮 온도 25도, 전형적인 가을 날씨다. 그늘은 시원하고 땡볕은 따갑고.
논스톱 4시간, 12km
어제는 산을 돌았고 오늘은 노포 하천으로 편안히 걸어보려 나간다.
침수된 차는 연락이 아직 없고 결국 걸어서 가는데 흐미 하천까지만 도달하는데도 딱 1시간이네.
오늘도 제법 걸었네. 녀석들 가을 나들이 좋았을거야.
곧 차가 몰아진다면 천황산으로 가을 산 한 판 떠나야겠지.
2020년 9월 26일 (토, 맑음) 창기_백운산길
어제 드디어 차를 받았다.
7월 중순에 차가 침수되고서 자차 보험 280만 원 받고 폐차해야 한다고 보험회사며 내 주위에서도 다들 그렇게 권하더라.
아스라, 게을러서 세차를 일이 년에 한 번씩, 그것도 직접 극세사 수건으로 세차해서 흠집 하나 없는 새 차인데
그랜저 TG를 그렇게 보낼 생각이 없다.
일단 시트만 걷어 내어 빠짝 말려서 퍼질 때 퍼지더라도 사용해보기로 하고 지인 추천한 카센터 가서 맡겼다.
그게 7월 23일이었는데 딱 두 달 지난 어제 9월 25일 연락이 왔다.
중간에 또 다른 태풍으로 합판들이 떨어져 백미러 부러지고 차가 찌그러져서 수리하러 가야 한다며 차일피일 미뤘단다. 아 띠벌.
집에 몰고 와서 잠시 휙 훑어보니 그 매끈한 시트는 온데간데없고 퇴색되어 있고 곰팡이도 군데군데.
차 껍데기에도 흠집들이 많이 생겼다. 찌그러진 부분만 도색했나 보다.
새 차가 한 방에 똥차로 변해버렸다.
우짜겠노. 곧 탈이 생길지 모르겠지만 아무쪼록 잘 굴러갔으면 좋겠다.
녀석들 오랜만에 차를 타고 백운산길로 간다.
돌아오면서 두구동 화훼 단지에 들러 용토 35L짜리 4포대를 차에 실었다.
태초에 새끼들을 당시에 좀 더 큰 화분으로 옮겼는데도 이제 무럭무럭 자라 더 큰 화분으로 분갈이하려고.
그동안 차 귀한 줄을 몰랐는데 이번에 크게 느꼈다.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와, 화분 안에 흙들이 거의 없었다. 뿌리들만 자기들끼리 칭칭 감겨 있고.
참으로 미안하다. 그러면서도 겉으로는 싱싱한 듯 주인에게 보여주고 있었나?
이제 마음껏 자라거라.
2020년 9월 27일 (일, 흰구름) 금륜사_금정산 둘레길
논스톱 4시간, 12km
2020년 9월 30일 (수, 맑음) 노포 하천
양달은 강한 땡볕이요 응달은 시원 서늘한 전형적인 가을 날씨다.
구월이 오면이 아니고 벌써 구월의 마지막 날이면서 추석 안 날이다.
해그름에 고향에 갈 것이고.
강아지들과 노포 큰 하천을 거닐다가 샛강처럼 산 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그곳이 홍법사다.
송정 마을이라며 나온다. 참 평온한 마을 느낌이다.
그래서 작은 하천을 따라 산을 탐색하러 쭉 올라가는데 공장이 나오며 끊겨버렸다.
어떤 씨방새들끼리 작당을 하고 이 좋은 산천 골짜기에 공장이 들어었을꼬.
아쉽게 돌아서는데 두꺼비 녀석이 딱 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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