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항산, 운대산, 슝산
2010년 8월 1일 ~4일 (3박 4일)
내 인증샷이 몇 장 필요했을 뿐 디카는 들고 갔지만 사진 찍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억지로 풍경 몇 장 찍었군.
그러니 기록도 장소도 시간도 아무것도 없네.
사진을 3:2 비율로 잘라서 엉성하게 보정도 해 본다.
1일차
중국은 일단 스케일이 크다.
첫 사진을 보니 '령'자처럼 보이는데 하여튼 버스로 어느 꼭대기에 내렸다.
안개는 자욱하게 끼었고 안개비도 살짝 내리니 한 치 앞이 안 보인다.
다시 얘기하지만 중국은 뭐든지 일단 스케일이 크다.
여기서부터 우리 30명 정도 일행들은 긴 돌계단을 내려간다.
돌계단 길이는 대략 좌우 폭이 1m쯤 돼 보였고 대충 어림잡아 개수는 최소 1만 개 이상이지 않을까?
한두 시간쯤 내려갔지 싶은데 그러면 몇 개쯤일까?
편안히 내려가는 중에 큰 문제가 발생했다.
돌계단 하나하나마다 10마리 전후 달팽이들이 죽어 뭉개져 있다.
다음 돌계단을 밟기 싫었다. 너무 찝찝했다.
왜 하나같이 전부 저렇게 뭉개져 죽어있을까 생각하며 내려가는데 문득 아~ 바로 이것이다 하며 뇌리에 스쳤다.
1m 남짓에 두 명이나 세 명이서 걸어 내려가니 긴 행렬에 살아남을 달팽이가 있으랴.
아~ 우리 일행들에 의해 모두 밟혀 죽고 있는 것이었다.
관광이나 트레킹 코스는 맞는데 잘 안 찾는 곳인가?
아니면 오늘처럼 늘 흐리며 안개비가 내리니 그새 달팽이들이 다들 기어 나왔을까?
만약 그렇다면 달팽이들이 왜 돌계단에 전부 기어 나왔을까?
달팽이들은 한 계단에 서너 마리씩 몸을 붙여서 2모둠 ~ 5모둠 전후 있으니 대략 한 7마리 ~ 15마리 전후되겠군.
일단 밟혀 죽어있는 이 녀석들을 또 밟고 지나가야 하며
죽은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찝찝해서 나는 절대 걸어 내려갈 수가 없다.
생명도 생명이고 내가 살기 위해선 어쨌던 이 녀석들을 무조건 살려야 한다.
순간 방법이 떠 올랐다.
적당한 나무 꼬챙이를 하나 들었다.
두서너 마리씩 붙어있으니 좌우로 그냥 긁듯이 던져버리면 된다.
한 계단에 서너 번씩 좌우로 쫙쫙쫙 1초에서 1.5초
먼 이역 땅에서 멋진 초인의 힘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
계단 좌우 길이가 1m 정도니 내려오고 있는 대열은 최소 2명씩 천천히 얘기하며 일행들은 나를 절대 추월할 수도 없고 추월할 이유가 없다.
내가 초인적으로 하는 것을 보고 있어 더 천천히 내려온 것 같다.
그러니 나는 일행들과 떨어져 맨 앞에서 여유는 몰라도 절대 부족하지는 않았다.
한 계단에 5~15 마리면 평균 10마리로 보고
최소 1만 계단 넘겠지만 5천 계단으로 계산하면 10 곱하기 5천 = 5만 마리
나는 태어나서 멍청할 때가 많지만
순간 번뜩이는 재치로 최소 수만 마리 일거에 생명을 살렸다는 것에 대해 가슴이 뿌듯해온다.
2일차 (운대산)
저녁 먹고 나니 혼자다.
심심하니 근처로 나다닐 수 밖에.
로컬 식당에서 시원한 맥주 큰 병 우리 돈 380원, 양꼬치 한 개 100원씩
맛있지만 더 먹고 싶어도 배가 불러 못 먹겠다.
3일차 (슝산)
소림사
슝산
'나는 산과 바다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올레길 2차_5, 6, 10코스 (0) | 2011.08.10 |
---|---|
[사진] 2008년 6월 금강산 (세존봉,수정봉) (0) | 2011.08.09 |
2008년 8월 중국 황산 트레킹 (0) | 2011.06.29 |
[사진] 2011년. 등산 (1월~6월) (0) | 2011.06.26 |
[사진] 2011년. 등산 (7월~12월) (0) | 2010.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