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사설 퍼옴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행사에 대한 정부의 무례하고 치졸한 행태가 끝없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봉쇄한 것도 모자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하려는 것까지 막았다고 한다. 국민장을 치르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상식과 예의에 어긋나는 모습이다.
정부는 김 전 대통령의 추도사를 막은 것에 대해 “전직 대통령들 간의 형평성” 따위의 이유를 대지만, 실제 이유는 딴 데 있어 보인다. 영결식장에 참석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면전에서 김 전 대통령이 쓴소리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장례의 주관자는 엄연히 유족 쪽이다. 손님 격인 정부가 싫다고 유족의 뜻도 무시한 채 제 맘대로 하겠다는 것은 상식 이하다. 오히려 이 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전직 대통령의 쓴소리를 몸에 좋은 약으로 삼으려는 자세를 가져야 옳다. 김 전 대통령은 한때 추도사 초고 작성까지 들어갔다가 중단했다고 하니, 정부는 전직 대통령 두 사람에게 이중으로 큰 결례를 하고 있는 셈이다.
노 전 대통령 추모 열풍이 확산되고 있는 데 대해 정부가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 짝이 없다. 정부도 이번 추모 열기 안에는 단순한 애도 차원을 넘어 현 정권의 잘못된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분노와 반감이 담겨 있음을 알아채고 위기의식을 느낄 법도 하다. 그렇다면 잘못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하는 게 정상인데도 오히려 국민의 비웃음을 살 행동만 골라서 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심지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소요 사태가 일어날까 걱정”이라는 말까지 했다. 슬픔 속에서도 평화롭게 고인을 추모하는 국민들을 무시하고, 유족과 고인을 욕되게 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집권여당의 대표라는 사람이 아직도 예전의 ‘공안검사’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우리 정치의 앞날이 걱정된다.
정부는 이런 모든 행동이 이명박 대통령을 위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민심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지금 시중에는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이런 행태를 통해 이 대통령의 ‘사람 됨됨이’를 평가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통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동제약 불매, 하룻만에 잘못 시인, (0) | 2009.06.10 |
---|---|
[스크랩] 노무현을 추모하며 - 여현호_한겨레 신문 (0) | 2009.05.28 |
서울광장을 열어라. 촛불 노이로제 걸린 명박집단. (0) | 2009.05.28 |
조선일보 이런 무식한 신문 같으니라고 .. (0) | 2009.03.09 |
용산참사. 철거민 5명 구속. 한나라당 망언. (0) | 2009.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