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명

[내 일기] 뿌리 썩은 알로카시아, 목 잘린 행운목

코코와채송 2018. 8. 29. 22:29

한 5~6년 되었지 싶다.

어느 봄날 집에 화초를 키우고 싶기도 해서 두 녀석 한날 쪼맨한 새끼를 사 와서 쭉~ 베란다에 놔두었었다.

죽지 않을 만큼 물만 가끔씩 주고.

모순이게도 마음은 늘 잘 자라길 바라면서 전혀 돌보지는 않았다.

 

 

 

 

 

 

 

알로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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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인 2023년 9월 4일. 추가 내용이다.

1. 알로카시아뿐만 아니라 식물은 일단 물 빠짐이 좋아야 한다. 왜냐하면 물이 고이면 산소가 없게 되고 뿌리는 산소가 있어야 흙에 있는 질소를 받아들이는데 장애가 생긴다. 일반 흙보다는 식물 키우기에 최적화된 농원에 용토라 해서 한 포대에 4~5천 원에 판다.
2. 알로카시아 모양이 일시적으로 못 생기더라도 싹둑 자르면 밑에 온갖 사연처럼 위로 쭉 길이생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줄기(기둥)를 통통하게 옆으로 살찌게 만들며 예쁘게 커진다. (물론 가위는 소독을 했거나 깨끗한 가위여야 한다. 안 그러면 상처 부위에 세균이 침입해서 전체가 망가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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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흙을 넣어 두었다.

물은 불규칙적으로 드물게 생각날 때마다 줬다.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이나 주야장천 햇빛 내리쬐는 베란다에 놔두었다.

어느 날 보다가 몸통이 삐딱해지는 것 같아서 조금 바로 세운다고 휘었는데 딱 부려졌다. (사진)

헐~

준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물을 많이 줬단다.

보니 흙이 축축하기도 하고 뿌리가 썩어있었다. (훗날 알게 되었는데 물빠짐이 안 좋은 일반 흙이 원인이었다고 본다.)

'난'의 뿌리가 썩어도 꼿꼿이 서 있다는 말을 어릴 적 들었는데 난의 기상인가?

 

지도 생명인데 참으로 안타까웠다.

이미 게임 종료됐다는 생각과 아직 싱싱한 잎이 있는데 쓰레기처럼 처분하려니 가슴이 아프고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알아서 천천히 죽어가든지 살든지 그냥 그 곳에 꽂아 두고 당분간 물을 주지 않았다.

어라~ 잎이 안 시들고 안 죽고 있다. 살짝 파보니 뿌리가 돋아나고 있었다. 오~

 

이제 큰 화분에 용토를 전부 채워 넣었고 실내에서 함께 한다.

1년이 지났는데 무럭무럭 잘 크고 있다.(사진)

(용토란 생육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영양가 흙으로 물 빠짐도 좋고 시멘트 포대만 한 크기로 농원에서 4천 원에 판다.)

 

알로카시아

이제 이 녀석 실내에서 키우며 물은 3주 전후로 욕실에 들고 들어가 한방에 듬뿍 준다.

그렇게 또 한 생명이 다시 시작되고..

 

 

딱 부러졌다.

 

 

 

 

 

 

 

 

 

 

 

 

 

 

 

 

 

 

 

 

행운목

 

처음에 쪼맨한 새끼를 사 왔는데 이제 화분과 함게 내 키보다 더 커졌다.

역시 베란다에 주야장천 놔두며 죽지 않을 만큼 잊을만하면 물을 줬다.

일반 흙을 넣었었고 한 2~4년 지났나?

어느 날 보니 제법 쭉쭉 갑자기 커간다.

5~6년이 지난 올봄에 큰 화분으로 바꾸고 용토를 가득 채워 실내에서 키운다.

물은 3주 전후로 욕실에 갖고 가서 한방에 왕창 준다.

오~ 자고나면 옥수수처럼 쭉쭉 커간다. 곧 천장에라도 닿을 기세다.

 

약간 삐딱한 것 같아 곧바로 자라라고 살짝살짝 휘다가 성이 안 차서 제법 휘었는데 위에 목이 딱 부러졌다.

몸통에 붙은 것도 없이 그냥 나무 잘린 듯 싹둑 끊어졌다.

 

아~

뭐 알아야 면장을 하지. 조심스럽게 그냥 제자리에 얹고서 살길 바라며 철사를 받쳐 빨간 끈으로 묶어서 놓았다. (사진)

지난 8월 15일 날 끊어졌으니 오늘이 딱 2주째다.

그런데 아직 잎이 시든 느낌이 없다. 뭔가 자생 능력으로 붙고 있을까?

계속 노심초사 보고 있다.

 

 

 

 

 

 

 

 

2018년 11월 3일, 2달 보름째

두달하고 한 주 정도 지나니까 즉 75일 정도 만에 옆에 뭔 싹이 터듯 삐져 나오더라.

그것이 뭔지 몰랐는데 한 7일 ~ 10일 만에 쑥쑥 커버렸다. (밑에 사진 참조)

아하~ 위에 뻗어나갈 생장점이 싹둑 잘려나갔으니 옆으로 삐져나와 다시 시작하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화원에 파는 쪼맨한 새끼 행운목들이 이 원리지 싶다.

 

 

 

 

 

 

 

 

 

위에 꼭다리는 우째 되었을까?

2달쯤 되니까 잎이 한 두개 살짝 시들며 처지더라.

그래서 동네 꽃집 한 군데 가서 물어보니

주인의 답변은 확신은 없었는데 행운목 뿐만 아니라 식물에 일단 붙이는 뭐 그런 것도 없을 뿐더러 붙지도 않는 걸로 안단다.  

그리고선 혹시 붙었나 싶어 살짝 들어보니 에라~ 매끈한 것이 전혀 새로운 사실은 하나도 없었다. (밑에 사진) 

일단 생장점이 있는 가장 핵심 부분일 것 같은 망구 혼자 생각에

어떻게 될 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뿌리가 나오리라 생각이 들며, 물에 담아 놓은지 한 1주일쯤 되고 있다.

아직 아무 변화가 없다. 아~ 잘린 부분이 매끈하다. (밑에 사진)

그런데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붙지도 않았는데 그 긴 날 들을 밑에 줄기와 교감하며 뭔 수증기로 생명을 이어갔나?

두달 넘었는데도 그렇게 시들지 않았다는 것이 참으로 경이롭다.

 

밑 줄기 보면 매끈하다. 완전히 끊어졌는데 지 자리에 그냥 얹혀져 있었는데도 두 달이 넘도록 어떻게 저리 생생할 수도 있나?

 

 

이후 아무런 변화 없이 시들어갔다.

멍청하게도 여러 행운목 줄기들은 잘라 조그마한 흙 화분에 심어놓으니 뿌리가 내렸고 이곳저곳 선물로 다 나눠줬으면서도

이번에는 물에서 뿌리가 내리길 기대하고 있었나보다.

 

 

 

 

 

 

 

 

 

 

 

 

 

훗 날 ......... 알로카시아

2021년 3월 3일. 자정

 

알로카시아 이 녀석과 함께 집에 있는 모든 화초를 한 3주~4주에 욕실에 들고 들어가서 한 번에 듬뿍 주고 있다.
5분~10분 듬뿍 줘도 안에 흙이 다 젖지 않기 때문에 담배 한 대 피고 한 잔 먹고 한 참 후에 다시 한 번 더 듬뿍 준다.

늘 쳐다보면 싱그럽고 행복한데 마음은 잘 자라길 바라면서 조금 더 부지런하면 2~3주에 한 번씩 주고 싶은데 쪼매 게을러 문제네.

아레 욕실에 들고 들어가 이것저것 물을 왕창 주는 중에 잘못한 것도 없지 싶은데 한 줄기가 살짝 부러져 있더라.
아쉽지만 너도 운명 이리라.

이튿날 밤에 쳐다보다 문득 뭔 생각이 떠 올랐다.
나무젓가락으로 받치면 안 될까?
테이프로 칭칭 감아보았다. 절반은 새 잎이 돋아나고 있는 곳이라 완전히 감으면 안 되겠지.
다음에 뭐 우째 될 지 궁금해진다.

알로카시아가 한 특징이 있네.
천냥 마트에서 쪼맨한 새끼를 무심코 사 온 것이 커가다 보니 우엉처럼 보여 전혀 감흥이 없었는데 거실에 놔 두니 다른 식물보다도 널따란 잎으로 싱그럽게 집안을 풍성하게 그린다. 참 좋네.

 

 

 

 

 

 

 

 

 

 

 

 

 

 

2021년 7월 17일 (토, 흐림) 장마 시즌에 장마가 주춤하며 소나기성 비

 

언젠가 한 날 주먹만 한 새끼 한 마리 사 오고 선 그동안 우여곡절 끝에 잘 커 가고 있다.
테이블야자나 아레카야자를 좋아했지 우엉처럼 생긴 저 녀석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는데 그냥 새끼를 한 번 사 본 것을.
세월이 흘러갈수록 널따란 잎으로 풍성하게 해 주는 느낌도 들면서 그럴수록 더 좋아 보인다.

고민이 생겼삣네.
곧 천장에 닿겠네.
적당한 훗날 천장에라도 닿을라 치면 이파리 그 줄기를 잘라야 할까? 
아니면 밑에 갈색 뿌리 부분을 적당히 잘라 다시 키우듯 해야 하나? 그렇게 되면 예전처럼 꽂아 놓으면 뿌리내리며 시작될까?
천장에 닿을 때 그때 생각해보자. 일단 무럭무럭 자라거라.
풍성한 저 녀석 계속 숙제를 주네. 졸지에 반려가 되어버렸으니..^^

 

 

 

 

 

 

 

2022년 4월. 

진짜로 천장에 닿네. 받침대에서 내려놓았다.

 

 

 

내가 찾는 화분이 혹시나 있을 지 석대 화훼단지를 갔다.

희미한 기억을 더듬고 이 알로카시아를 산 곳이 모퉁이 집이었는데 이 사진을 보이며 어떻게 해야하는 지 물어보니 주인 아줌씨도 모르겠단다. 아니 그 크 화훼농원 하면서도 이런 기본 질문에 답변이 안 될 수도 있나?

한참 돌아 어느 화분 집에 가서 화분을 사면서 옆집은 꽃집이어서 '율마' 한 개 사면서 물어보았다.

주인 남자가 퉁명스럽게 싹둑 잘라버리란다.

말이나 태도가 미심쩍기도 하고 어쨌든 뭔 방법이 없으니 집에 와서 싹둑 잘라버렸다.

뭐 우째 되겠지.

 

 

 

 

 

 

 

딱 2주~3주 된 것 같다.

그 새 올라와서 잎사귀를 펼치려 막 준비중이다.

 

 

 

 

 

 

 

 

 

 

 

2022년 6월 11일 (토, 대체로 흐림) 행운목

 

저쪽 집에서 빛도 없는 거실에서도 싱싱하게 자라며 함께 해 온 행운목.
이사 와서는 햇빛 실컷 쬐라며 베란다에 내놓았는데 몇 개월 만에 이파리가 빛바래지며 망가져버리더라.
저 위에 사진처럼 저렇게 싱싱했고 10여 년 함께 했는데 최근에 잘라버리고 꼭대기로 다시 시작한다.
그리고 한 달 되도록 뿌리가 나오지가 않네. 
그래서 어둡게 해 놓은 지 열흘이 되었는데도 뿌리가 안 나오고 있다. 노심초사 관망 계속.